23일 화북공단 이전 반대 덕천리 비상대책위가 제주도청 앞에서 제주도의 화북공업지역 내 입주기업이 들어설 대체 후보지로 덕천리 검토를 사실상 철회하기로 한 데 대해 환영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화북공단 이전 반대 덕천리 비상대책위 제공)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화북공단 이전 반대 덕천리 비상대책위원회. (사진=화북공단 이전 반대 덕천리 비상대책위 제공)

최근 제주특별자치도가 화북공업지역 내 입주기업을 덕천리로 이전하려는 계획을 사실상 철회하기로 결정한 것이 알려지자 대체 후보지였던 덕천리 주민들이 환영의 뜻을 밝혔다. 

23일 화북공단 이전 반대 덕천리 비상대책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제주도정의 화북공단 이전 덕천리 입지 검토 철회를 환영한다”고 했다. 

비대위는 “지난해 11월3일 제주도정의 기습적인 주민 설명회로 덕천리는 폭탄을 맞은 것처럼 혼란스러웠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세계자연유산축제를 하며 거문오름과 용암동굴계를 잘 지키고 보존하자던 곳을 산업단지로 만들겠다는 계획은 윤석열의 계엄령만큼이나 황당한 소식이었다”고 했다. 

이어 “마을 주민들은 비대위를 발족, 반대 전국 서명과 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제주도정에 반대 의사를 천명했다. 이후 후원 행사를 통해 시민들이 참여하며 연대의 폭을 넓히고 세계자연유산과 곶자왈을 지키자는 의지를 다졌다”고 했다. 

덕천리 화북 공업지역 이전 후보지(사진=화북공업단지 덕천리 이전 반대 대책위)
덕천리 화북 공업지역 이전 후보지(사진=화북공업단지 덕천리 이전 반대 대책위)

또 “무리하게 화북공단을 이전시키는 것보다 시설을 정비하고 친환경과 예술을 더해 현대화시켜 지역주민과 상생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가장 좋은 대안임을 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했다”며 “기후위기 시대 환경파괴가 남의 일이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당사자성을 가지고 ‘화북공단 이전 덕천리 입지 검토 철회’라는 소중한 결실을 만들어 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제주도정이 마을 주민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기습적으로 설명회를 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공론화 과정으로 토론을 보장했다면 덕천리 주민이 찬반으로 심각한 갈등을 겪고 공동체에 상처를 주는 고통이 없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지금 제주 동서남북 도처에서 난개발이 진행 중이다. 서귀포 식수원 강정천이 있는 하원동 절대보전지역에 ‘한화우주센터’를 건립한다고 하고 알뜨르 비행장에 초대형 스포츠센터를 짓겠다고 하며 말로는 ‘탄소중립도시’를 떠들고 실제로는 난개발 폭주를 하고 있다”며 “30년 이후의 제주가 어떻게 될 것인가,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우리가 무엇을 남길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오영훈 도정은 난개발 폭주를 멈추고 진정한 ‘탄소중립선도도시’로 나아가길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다음은 성명 전문. 

잘도잘뒜져!

제주도정의 화북공단 이전 덕천리 입지 검토 철회를 환영한다.

11월 3일 제주도정의 기습적인 주민 설명회로 덕천리는 폭탄을 맞은 것처럼 혼란스러웠다. 몇 달 전까지만해도 세계자연유산축제를 하며 거문오름과 용암동굴계를 잘 지키고 보존하자던 곳에 공단을 이전시켜 산업단지를 만들겠다는 계획은 윤석열의 계엄령만큼이나 황당한 소식이었다.

마을 주민들은 ‘화북공단 이전 반대 비상대책위(이하 비대위)’를 발족시켜 반대 전국서명과 도청 캐노피 아래에서 천둥같은 북을 치며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제주도정에 반대 의사를 천명했다. 이후 비대위 후원 행사 ‘고사리의 꿈’에 300명이 넘는 시민들이 참여하면서 연대의 폭을 넓히고 세계자연유산과 곶자왈을 지키자는 의지를 다졌다. 

함께한 이웃과 시민들은 어떻게 이런 계획을 세울 수 있냐며 분개했고 오영훈 도정의 난개발 폭주를 막기위해 전국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동백작은학교 청소년들은 비대위 활동 곳곳에서 춤과 노래, 북을 치며 마을 삼춘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다. 

무리하게 화북공단을 이전시키는 것보다 시설을 정비하고 친환경과 예술을 더해 현대화시켜 지역주민과 상생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가장 좋은 대안임을 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기후위기 시대 환경파괴가 남의 일이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당사자성을 가지고 ‘화북공단 이전 덕천리 입지 검토 철회’라는 소중한 결실을 만들어 냈다. 

그러나 상처는 컸다. 덕천리 주민은 찬반으로 나뉘어 심각한 갈등을 겪었고, 이웃끼리 오순도순 살아가던 마을 공동체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제주도정이 마을 주민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기습적으로 설명회를 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공론화 과정으로 토론을 보장했다면 마을 주민들에게 이런 고통을 주진 않았을 것이다. 

공단 이전 입지 검토 철회는 환영할 일이지만 상처를 치유하는 것은 온전히 우리 공동체의 몫이 되었다. 엉터리 계획과 밀어붙이기 식으로 마을 공동체에 상처를 주는 일이 다시는 없어야 할 것이다.

오영훈 제주도정은 이번 일을 계기로 똑똑히 알아야한다. 

지금 제주 동서남북 도처에서 난개발이 진행중이다. 서귀포 식수원 강정천이 있는 하원동 절대보존지역을 파괴하고 ‘한화우주센터’를 건립한다지 않나, 알뜨르 비행장에 초대형 ‘스포츠센터’를 짓겠다지 않나 말로는 ‘탄소중립선도도시’를 떠들고 실제로는 난개발 폭주를 하고 있다. 

제주의 자연은 이미 너무나 많이 파괴되고 있다. 바다의 사막화로 해녀들은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으며 지하수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30년 이후의 제주가 어떻게 될 것인가를 생각하면 암담하기 그지없다.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우리가 무엇을 남길 것인가를 깊이 생각해야 한다. 

오영훈 제주도정은 이번 일을 계기로 난개발 폭주를 멈추고 진정한 ‘탄소중립선도도시’로 나아가길 강력히 촉구한다.   

-화북공단 이전 반대 덕천리 비상대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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