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 생활 이동권 훼손한 관광객·공항 우선 버스 체계
2017년 준공영제 개편 이후 많은 버스 노선이 제주공항을 경유한다. 이에 공항 이용자에게 편리하지만 정작 주민들의 생활 이동 수단으로는 채택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버스가 혼잡한 공항으로 들어가고 나오는 데 5~10분이 소요된다. 일상 생활을 위해 버스를 타는 주민들은 공항에 들어갔다 나오느라 시간을 허비하게 되는 것이다. 도민 이동권 확보를 위해서 공항 편중 버스 노선을 생활권 중심으로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
물론, 공항의 버스 수요를 무시할 수는 없다. 공항 경유 버스 노선과 차량을 주민 생활 동선에 맞추는 대신 공항 이용자들을 빠르게 수송하는 방안으로 무료 공항 셔틀버스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알기 쉬운 '공항↔마리나사거리↔신제주로타리' 제안
동문로타리·시청·터미널 등 도심 순환 노선도 고려해야
알기 쉬운 노선으로 '제주공항↔마리나사거리↔신제주로타리' 순환 노선을 제안한다. 제주시 동서 방향 버스로 갈아탈 수 있는 마리나사거리와 신제주권 버스 노선이 많은 신제주로타리를 버스 환승센터로 삼는 방안이다.
공항에서 신제주로타리까지는 약 3km 정도이다. 버스 5~7대를 투입하고, 차량 간 간격을 500미터 단위로 촘촘하게 배차하면 시간 간격은 약 1분 가량이 된다.
셔틀버스 승차장과 하차장을 진행 방향에 맞춰 설치하면 버스 승하차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또한, 공항 내 셔틀버스 하차장은 항공기 출발층(2층)으로, 승차장은 항공기 도착층인 1층을 이용하도록 하면 셔틀버스 이용자들의 편의성이 높아질 것이다.
현재 제주공항 택시 승차장에는 대기줄이 수십 미터로 이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공항 이용자가 셔틀버스를 타고 공항 밖으로 나와서 하차장 주변 택시 승차장에서 택시를 타는 방안을 선택토록 할 수 있다. 공항 내 택시 승차장이 붐비는 것을 막을 수 있고, 교통 혼잡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이 된다.
수트케이스 등을 들고 있는 승객을 대상으로 단거리를 운행하는 버스이므로 제주도가 도입한 양문형버스처럼 입석 비중이 큰 저상버스가 효과적이다. 대량 운송을 위해 저상형 2층버스도 적극 검토할 만하다. 추후 2량 굴절버스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회전 반경 등 굴절버스 운행의 적합도가 높은 구간이기 때문이다.
동문로타리·제주시청·마리나사거리·제주시버스터미널 등 제주시 주요 거점을 순환하는 무료 셔틀버스 노선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공기업 JDC의 면세점 수익을 재원으로
사기업 드림타워도 '상생버스' 운행 중
제주도가 공영버스로 운영토록 하고, 재원은 공기업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책임을 지는 방안를 우선 순위로 고려할 만하다. JDC의 면세점 이익 중 일부를 자신들의 고객 및 잠재고객을 대상으로 무료 셔틀버스로 환원한다는 의미가 있다. 제주 지역에 교통 인프라를 개선하는 사회공헌 측면의 의미도 크다.
민간기업도 '상생'을 명분으로 무료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 드림타워는 상권 활성화를 위해 누웨마루거리까지 하루 12시간, 30분 간격으로 무료 ‘상생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사기업도 하고 있는 무료 셔틀버스.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인 JDC가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제주도민의 이동권 향상을 위한 교통 개선 사업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는 이미 어느 정도 마련돼 있다. JDC는 제3차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에 트램 사업을 넣고 있다. 막대한 적자 운영을 예상하면서도 추진하고 있는 수소트램 비교하면 무료 셔틀버스는 매우 저렴하다.
일부 재원 고향사랑기부금으로 충당하면
기부자는 기부 효능감 느낄 수 있을 것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마련한 기부금을 일부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제주를 방문한 기부자가 자신이 기부한 돈으로 마련한 공항 무료셔틀버스를 탈 수 있다. 기부자가 고향사랑기부제의 혜택을 직접 보게 된다. 고향사랑기부제의 기부 효능감이 증진될 것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기부금 활용처 변경을 위해 조례 개정이 필요하다.
공항 편중 버스 노선 문제를 해소해야 버스 노선이 주민 생활권 중심으로 돌아갈 수 있다. 도민의 이동권을 보장해야 한다. 그때에야 비로소 오영훈 지사의 '사람 중심 15분 도시' 공약이 구호를 넘어 현실화의 길로 들어설 수 있을 것이다.
무료 셔틀버스는 장기적으로 보면 생활권 중심 버스 노선 개편과 환승을 통한 도민의 버스 이용률을 높이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 도민과 운송업체, 공항 이용자 모두를 위한 길이 될 것이다.
- 오영훈 도정, 자전거는 "민관협력"…버스는 시민 참여 "NO"
- 제주도민은 버스정책 '참여' 아닌 '서비스 평가'만?
- '버스 민주주의'가 필요하다
- 생색내기'걷기 축제' 대신 매달 하루 무료 버스의 날로
- 제주교통위원회 면면과 회의록 들여다 보니...'착잡'
- 도민이냐, 용역이냐
- 나도 관광객이면 좋겠다
- '자화자찬' 오영훈 버스정책...도민 분통 '총정리'
- 목포시는 하는데 제주도는 못한다는 공영버스
- 오영훈의 '옵서버스', 기존 버스노선 이용자 쫓아내다
- 제주 대중교통과장님, "뭣이 중헌디?!"
- [월간오영훈] 일하는 대통령 시대의 '패션' 도지사
- [월간오영훈] 전농로 벚꽃길에 작별인사 해야 할 때인가
- 제주 공공디자인 ‘폭싹 망했수다’
- 버스요금 25% 인상하려던 제주도...내년으로 연기
- 오영훈의 5293억짜리 수소트램, 비용은 도민에게 전가된다
- 도민 자빠뜨릴 '오영훈 나무'
- '버스 토론회' 교통약자 또 배제...'우이독경' 오영훈 도정 비판 자초
- 제주도는 시민의 참여를 허용하는가
- 정규직 여성 버스기사 0명...'준공영제 8년' 대체 뭐 했나
- '버스 주권' 없는 제주 도민...시민참여 버스위원회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