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라장애인종합복지관 섬식정류장(사진=김재훈 기자)
탐라장애인종합복지관 섬식정류장(사진=김재훈 기자)

오영훈 도정이 버스 정책을 펼치는 데 있어 본질은 놓치고, 변죽을 올리는 데 급급한 모습이 역력하다.

인도의 높은 경사도로 인해 휠체어 이용자의 이용하는데 큰 위험이 따르는 탐라장애인종합복지관 섬식정류장. 오영훈 도정은 이 정류장의 휠체어 이용자 이용 편의를 위한 기능개선보다는 이 정류장을 홍보하는 방안을 찾는 데 여념이 없다.

제주도는 2일 보도자료를 통해 7월부터 섬식정류장 내에서 버스킹 공연을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시범운영 후 올해 2월부터 정식 운영 중인 그린수소버스 콘서트를 정류장으로 확대한다고. 달리는 시내버스 안에서 색소폰 라이브 공연을 하더니 이를 섬식정류장에서도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제주도는 보도자료에서 "대중교통을 활용해 일상속에서 공연을 향유할 수 있는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제주도가 실시한 탑승객 만족도 조사에서는 공연 지속을 원하는 의견이 97%, 장소 확대를 요구하는 의견이 59%로 나타나 섬식정류장으로 공연 무대를 넓히게 됐다."고 전했다.

관광버스 내 노래, 춤 등은 금지되었다. 교통사고 위험 문제로 법적 제제를 받게 됐다. 시내버스 내 악기 연주는 문제가 없는 것일까. 도로교통법 등을 파악해본 결과 위법을 단정할 수 있는 조항이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관광버스 관련 규정을 준용할 수도 있지 않을까.

탐라장애인종합복지관 버스킹 공연은 비교적 사람이 적은 시간을 택했다. 매주 화요일 점심시간에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그럴 만하다. 관객이 많아서는 곤란하기 때문. 공연은 하지만 사람은 최대한 적어야 한다. 그렇다면 대체 무엇을 위한 공연인가. 언론을 타기 위한 공연이 아닌가!

제주도는 "섬식정류장 공연을 통해, 버스 탑승객이 대기하는 동안 지루함이 없도록 문화와 휴식공간으로 만들어 대중교통에 대한 만족도를 한층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버스 이용자로서, 결코 지루하지 않다. 아직도, 정신이 없다. 난잡한 안내 정보 때문이기도 하고, 기둥과 구조물로 인해 진입하는 버스를 확인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버스 진입 안내 방송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영길 대중교통과장은 “버스와 정류장을 문화 향유의 공간으로 만들어 도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이동의 즐거움을 선사하겠다”고 말했다. 새로 도입한 양문형 버스에 휠체어 및 유아차 이용 스티커도 아직 붙이고 있지 않은 대중교통과의 김영길 과장에게 당부하고 싶다. 문화는 문화 관련 부서에 맡기고, 대중교통과는 버스 이용 편리성을 향상하는 데 초점을 맞춰 정책을 펼쳐주시길.

이런 단순 이미지 개선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버스를 감차하고 예산을 줄인 것은 아니지 않은가. 이런 사업 예산들을 아끼고 아껴서 버스 노선을 하나라도 더 만들고, 차량을 투입해 배차 시간을 줄여야 하지 않는가. 그것이 대중교통과의 본질적인 업무 방향이어야 하지 않는가.

부하 공직자들이 실제 버스 이용을 편리하게 만들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하는 데 노동력을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 그것이 제주 버스의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이다. 아니, 유일한 방안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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