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귀나무와 덜 익은 열매. (사진=송기남)
소귀나무와 덜 익은 열매. (사진=송기남)

'쉐기낭'은 소귀나무과 상록활엽교목 소귀나무의 제주어로, '속낭'이라고도 한다. 키는 10m 이상 자라고 진한 녹색의 이파리는 담팔수잎과 비슷하게 생겼다. 끝이 약간 둥근 모양새다.

아시아의 온난대지역에 분포하며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가 주산지다. 한라산 남쪽으로 계곡을 낀 따뜻한 상록수림지대에 간간이 보이는 귀한 나무다.

서귀포의 따뜻한 지역은 4월초부터 작은 꽃들이 가지끝에 모여서 피기 시작해 해발고도에 따라 산쪽으로 북상하면서 핀다.

열매는 앵두처럼 작고 오돌토돌한 돌기들이 촘촘해 산딸기와 흡사하다. 6월 초순에 빠알갛게 익으면 매우 탐스럽고 고운 빛깔을 자랑한다.

손으로 만졌을때 열매의 진액은 꿀을 바른듯 끈적거린다. 과육은 달아서 먹을수 있으며 씨는 딱딱하다.

쉐귀낭(소귀나무)는 이렇게 효용 가치가 높다 보니 괜히 욕심을 내어 나무가 살수없는 추운지방에서도 묘목을 구해다가 심어놓고 겨울에 동해를 입어 죽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소나무, 향나무 같은 상록침엽수는 더운지방보다 추운지방에서 더 싱그럽게 자란다. 하지만 상록활엽수들은 겨울에 얼지 않고 따뜻한 지역이어야 한다.

겨울에 온실에서 키울 수 없는 크기의 남부수종을 중부지방이나 북부지방으로 반출, 고사시키는 일은 식물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식물을 혹사시키는 어리석음이다.

소귀나무 열매. (사진=송기남)
소귀나무 열매. (사진=송기남)

그러면 원산지 제주에서는 이렇게 귀하고 효용가치가 높은 천연자원 식물을 어떻게 하면 될까?

별로 관심을 두지 않고 방치하는 것은 소멸시키는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자생지 일부만 보존하고 손 놓고 있는 것이 답은 아니다.

보다 적극적인 증식과 자생지의 숲 생태계를 확대해 보전해나가는 것이 환경과 자원의 미래를 위해 현명한 방법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자연녹지는 종 다양성의 지속을 위해 자연향토수종을 섞어심기 해야 한다. 공원녹지는 균형있는 수목배치를 해줘야 한다.

가로수 녹지 또한 두줄심기 가로수인 경우는 품종을 섞어심기를 해줘야 햇볕과 그늘이 계절별로 조화롭게 된다. 하천변까지 좁혀 들어가는 개발과 도로 넓히기는 천혜의 조화로운 환경을 무너뜨리고 있지않는가?

쉐귀낭의 열매로 술을 담으면 맛과 향이 아주 일품이다. 이것이 자원화가 되어 과수수목으로 개발된다면 농가에 소득자원으로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 본다.

쉐귀낭은 '양매'라 하여 혈압을 내려주고 염증을 삭여주며 오줌을 잘 나가게 하는 약재가 된다. 이파리의 모양이 소의 귀를 닮아 쉐귀낭이라고도 하는 제주 난대림의 천연 자원식물! 그 자생지의 생태환경과 종 보전에 모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송기남.

송기남. 서귀포시 중문동에서 출생
제민일보 서귀포 지국장 역임
서귀포시 농민회 초대 부회장역임
전농 조천읍 농민회 회장 역임
제주 새별문학회 회원
제주 자연과 역사 생태해설사로 활동중
제주 자연 식물이야기 현재 집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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