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박꽃. (사진=송기남)
함박꽃. (사진=송기남)

함박꽃은 목련과의 낙엽 소교목으로 동아시아의 한국과 중국, 일본에 자생지가 있다. 이파리는 밝은 녹색이고 잎은 어른 손바닥 크기 정도다. 꽃은 목련꽃보다 조금 작고 균형잡힌 하얀 꽃잎에 꽃술은 붉은색을 띈다.

한국에는 남한 제일봉인 한라산에서 시작, 북쪽으로는 함경남도 까지 전국적으로 자생하는 산목련이다. 함박꽃은 목련과이면서도 잎이 피기전에 봄에 피는 목련과 달리 잎이 무성한채로 초여름에 화사하게 꽃이다.

제주메서는 목련이 피는 시기가 지나서 여름에 피는 꽃이라고 개목련 이라 하지만 초록초록 싱그러운 여름에 하얀 얼굴 붉은 잎술로 함박 웃는 모습은 그 어느 목련도 가히 따라올수가 없다.

그래서 한자도 하늘 천(天), 여인 녀(女) 꽃화를 써서 천녀화다. 흔히 봄에 피는 목련화를 나무에 피는 연꽃이라 하여 목련 이라 한다면 함박꽃은 하늘의 여인 나무에 피는 란이라 하여 또다른 한자명이 천녀 목란이다.

이처럼 아름답고 신비함이 그 무엇으로 이름을 붙여도 형용할수 없는 오묘하고 수려함을 극찬하지 않을수 없는 꽃이다. 오뉴월의 태양이 산천 초목을 따사롭게 쓸어내릴때 하늘에서 내려온듯 함박 웃는 그 얼굴 그대로 이름지어 부르게 된 함박꽃이 아닌가.

한라산에서 함박꽃은 해발 해발고도 800m를 넘어 1700고지 까지 바람서리 차가운 동토에 서도 의연히 견디어준다. 이러한 내한성의 끈질긴 생명력과 곱게 미소짓는 그 여유로움은 우리 민족의 근성과도 같은 유전자를 가진 식물이라고 필자는 감히 말하고 싶어진다.

함박꽃. (사진=송기남)
함박꽃. (사진=송기남)

나라를 상징하는 깃발이 국기라고 한다면, 민족을 상징하는 꽃이나 나무는 그 민족이 뿌리내려 살아온 터전이다. 끊임없이 함께 숨쉬며 살아온 식물 중 민족의 근성과 희망을 포괄적으로 품고있는 식물을 골라내야 한다.

쌀 농사를 주업으로 살아가는 버마인들이 벼를 국화로 지정한것 처럼, 장미를 재배하여 장미기름을 화장품 원료로 수출하는 불가리아가 장미꽃을 국화로 지정한것 처럼 말이다.

우리나라는 일제 시대에 정체모르는 무궁화를 들여와서 나라꽃이라 하지만 무궁화는 삼천리 강산에 자생적으로 화려하지 못하는 꽃으로 우리 민족의 근성과 거리가 멀다.

단풍나무에서 사탕을 채취하는 캐나다는 단풍나무를 나라꽃으로 삼았으며, 나라의 뿌리가 오래되지 못한 미국은 아시아 에서 가져간 수수꽃다리를 개량해서 만들어낸 라일락을 나라꽃으로 지정했다.

독재정치가 부패한 나라 멕시코에서는 코스모스가 나라꽃이 된적이 있고선인장과 칸나꽃도 나라꽃인적이 있었다. 나라꽃이 2개 이상인 나라들도 있으며 영국, 불가리아, 이라크 처럼 같은 장미꽃을 국화로 지정한 나라만도 7개 나라가 지구상에 존재한다.

30년 전에 공부했던 내용이라 혹시라도 최근에 달라진 내용이 있을지라도 이 정보들은 오래된 정보임을 밝혀둔다.

함박꽃.  (사진=송기남)
함박꽃.  (사진=송기남)

북한에는 정부가 수립돼고부터 진달래가 국화다. 1980년대 후반 이후 함박꽃을 국화로 지정했다고 한다. 면화 농사로 먹고사는 인도는 목화를 국화로 지정했다.

어떤 나라에 국화는 봉선화, 어떤 농업국가에는 참깨도 국화가 된다. 이처럼 나라가 세우는 깃발은 달라도 그 영토에 살아온 꽃과 나무들은 그곳 사람들과 천년 만년 숨쉬며 살아온 세월속에 하나가 돼지 않겠는가

함박꽃은 동의해에서 천녀화 라 하여 약재로 쓴다. 성질은 차고 맛은 쓰다. 폐를 청결하게 하여 잔기침을 없애준다. 객담을 없애주고 세균을 잡아준다. 말린 꽃봉오리를 물 4홉에 20그람 정도를 넣고 끓여 물이 절반으로 줄면 불을 끄고 하루 2~3회 따뜻하게 해서 음용한다.

하늘의 여인으로 부터 사랑의 묘약을 얻어 병마와 싸우는 환우들이 일어나 함박 웃음으로 희망의 세상을 살았으면 좋겠다.

송기남.

송기남. 서귀포시 중문동에서 출생
제민일보 서귀포 지국장 역임
서귀포시 농민회 초대 부회장역임
전농 조천읍 농민회 회장 역임
제주 새별문학회 회원
제주 자연과 역사 생태해설사로 활동중
제주 자연 식물이야기 현재 집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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