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무궁화, 황근. (사진=송기남)
노랑무궁화, 황근. (사진=송기남)

황근은 아욱과 무궁화속의 노랑무궁화다. 키는 5m 이내로 잎은 둥글고 여름에 노랑색 꽃을 피운다. 염분에  강해 바다바람이 불어오는 해안선에서  잘자라는 나무다.

국내에서는 일제 식민지를 거치는 동안, 이 땅에 자생하지 못하는 외래종의 무궁화를 들여와서 나라꽃으로 지정해 버린다.

이렇게 나라 밖에서 들여온 외래종 무궁화는 삼천리 강산 그 어디에도 저절로 자생할 수 없었다. 나약한 꽃을 국화(國花)로 지정하였으니 우리는 스스로 서지 못해 서구 열강의 눈치나 보는 나약한 나라가 아닌가 싶다.

우리 애국가의 구절처럼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삼천리 우리 강산'에 스스로 뿌리내려 화려하다면야 어찌 우리가 무궁화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이 없겠겠는가.

떠도는 식민지의 유민들처럼 이나라 어디에도  스스로 안착하지 못하는 외래종 무궁화는 이제라도 나라꽃에서 해제해야 한다. 우리의 토종나무나 꽃중에서 우리 민족의 근성과 정신이 일치하는 수목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노랑무궁화는 중국의 따뜻한 남쪽지방과 일본의 일부 지역에도 자생한다. 그러나 한국에는 제주 본섬을 중심으로 하여 부속 섬들과 호남과 호남의 일부 지역에서만 자생한다.

노랑무궁화는 파도와 해풍에는 매우 강한 식물이지만, 겨울에 영하 5도 밑으로 떨어지는 육지에서는 야생에서 생존하기 어려운 식물이다.

한자명도 누를 황(黃), 무궁화 근(槿)을 써서 황근이다. 노랑무궁화는 그 자생지가 한정되므로 나라꽃일 필요는 없다.

노랑색의 꽃잎은 5개가 한 송이 통꽃을 이루며 뒤로 약간 말려 있다. 짙은 암적색의 꽃술은 가운데로 볼록하여 아주 선명하다.

사람의 얼굴에 비유한다면 아주 밝고 상쾌한 인상을 주는 꽃이다. 7월과 8월의 이글거리는 섬바다에서 연황색의 노랑 노랑 나풀거리는 꽃잎을 바라보면 섬마을 소녀들이 노래를 부르며  둥글게 손잡고 춤추는 듯 하다.

야생 무궁화가 아름답게 무궁무진 하던 제주에 언제부턴가 씨가 말라 사라지기 직전까지 갔다. 멸종위기 2급종으로 절멸이 직전에서 다시 살려내고 복원하면서 지금은 많이 번식했다.

해안선 염생식물들이 발뻗고 번식할수 있는 환경들을 시시때때로 포크레인을 들이댄 탓이다. 토석들을 걷어내고, 방파제를 건설하고, 바다경계선까지 도로를 포장하고, 건축 시설물을 허가 내주는데, 아무리 자생력이 강한 식물도 살아남을 제간이 없을것이다.

노랑무궁화, 황근. (사진=송기남)
노랑무궁화, 황근. (사진=송기남)

제주에서는 사계절 꽃이 지지 않는 고장이다. 제주에 자생하는 식물만으로도 넘치도록 아름다운 제주섬을 연출할 수 있다. 짭쪼름한 해풍과 파도만 바라보는 제주도 망가진 관광의 섬이다.

해안선에 바윗돌과 나무와 풀들이 불어오는 해풍을 마주하여 싱그럽게 살아 있어야 한다. 시멘트로 발라진 옹벽위에 알록달록 페인트 칠이 제주섬의 모습이면 안된다. 제주의 색깔은 검은돌과 푸른 나무들과 노랑노랑한  야생꽃들이 웃는 모습들이어야 한다. 

나무를 심는 것은 차선의 방법이고 나무를 없애는것은 최악의 범죄다. 자생지의 조건을 보전하는것이야 말로 최선의 환경보전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황근은 제주섬 해안선 이면 어디든지 자라지만 그중에도 주 자생지가 있다. 제주 동쪽의 선산과 성산포 내륙 해안 식산봉 둘레의 염생식물 자생지에 특히 많이 자생한다.

서쪽은 한림읍 비양도섬에 대단위 군락지를 이루고 있다. 이들 두곳에는 태초에 지질 지형을 때려 부수지 않고 거의 원시적인 상태로 잘 보전되어 있기 때문이다.

중문 베릿내 포구에는 관광단지 2차 개발로 인해 옛날 베릿내마을이 사라지고 공유수면 매립지가 시멘트로 발라지면서 사라진 곳이다.

법환동 포구를 비롯하여 해안선 여러 곳에는 몇그루씩 명맥만 남거나 절멸한 상태에서 10~15년 전 나무심기 복원으로 되살려낸 곳들이다.

검은 바위에 하얗게 파도가 부서지는 새파란 바닷길을 따라 걸으며 느낄수 있는 제주적인 제주의 색깔을 살려야 한다. 바다의 소녀들 처럼 깔깔 웃으며 반기는 무궁화. 노랑노랑한 제주의 바다풍경으로 걷는 이들의 지친 마음을 쉬게 하자.

송기남.

송기남. 서귀포시 중문동에서 출생
제민일보 서귀포 지국장 역임
서귀포시 농민회 초대 부회장역임
전농 조천읍 농민회 회장 역임
제주 새별문학회 회원
제주 자연과 역사 생태해설사로 활동중
제주 자연 식물이야기 현재 집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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