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추등은 후추과 후추속의 상록성 덩굴식물이다. 이파리는 진한 녹색이며 6~7월에 노란 꽃을 피운다. 열매는 한국의 호남과 경남지역을 기준으로 10월 하순부터 빨갛게 익기 시작하고 제주에서는 12월부터 익어 겨울 내내 빨간 열매를 볼 수가 있다.
한국에는 제주지역과 호남 및 경남지역의 따뜻한 곳에 분포한다. 줄기는 나무나 바위를 타고 기어오르며 그 길이가 4미터 정도라 하지만 제주의 난대림에서는 그보다 훨씬 더 길게 뻗는다. 특히 서귀포 정방폭포 근처나 천지연 폭포 중문 천제연, 안덕계곡 근처에는 겨울에도 줄기가 자라는 걸 볼 수 있다.
후추등의 생육환경은 물 흐르는 계곡의 그늘이나 공기가 습한 숲 그늘에서 잘 자라는 습·음지 식물이다. 키 높은 상록수를 타고 오르는 줄기는 마디마디마다 풍란처럼 공중에 뿌리를 내린다.
덩굴 줄기식물의 이런 현상은 땅속뿌리에서 빨아올리는 물기가 머리 꼭대기까지 도달하는 데 왕성한 이파리의 증산 작용을 감당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밤이나 새벽공기 속 습기를 흡수하는 데 수월한 방법을 택한 것이기 때문이다.
인도와 동남아를 비롯한 열대. 아열대 온난대 아시아권에 광범위하게 분포하며. 그 종류 또한 여러 종이 있다. 우리가 흔히 음식에 조미료로 쓰는 후추는 후추 중 가장 품질이 좋다고 하는 인도산 후추를 수입해서 쓰고 있다.
후추등은 실내식물로 가꾸기 쉬운 공기정화 식물이다. 한국에 자생하는 토종으로서 공기정화 매우 뛰어난 식물 중 하나가 후추등이다. 우리들 생활공간 중에 집안에서 가장 나쁜 공기가 발생하는 곳이 음식을 조리하는 부엌과 침실이다.
불을 피우거나 기름에 음식을 튀기면서 발생하는 탄소와 잠잘 때 배출하는 탄소는 창문을 한번에 모두 열지 않는 한 쉽게 빠져나가지 않는다. 이때 인간이 배출하는 탄소들을 모두 먹어주는 공기 청소부가 바로 후추등이다.
후추등을 실내에서 가꿀 때는 반쯤 썩은 나무토막을 토화분이나 스티로폼 상자에 흙과 모래로 채우고 세워서 줄기를 심는다. 줄기가 길게 자라면 선반 위나 창틀로 유인하여 줄기가 닿을 듯 말 듯하게 물그릇을 놓아둔다. 물 냄새를 맡은 줄기 마디에서는 뿌리를 내려 물그릇을 스스로 찾아간다.
이런 식물을 키우면서 식물들과의 교감과 재미는 또 하나의 우리 자연과 생명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런 식물의 생장을 키우며 관찰하는 과정에 지구 생명체에 대한 공존적 사랑을 아니 할 수가 없게 된다. 특히 제주에 곶자왈 속으로 들어가면 후추등이 나무들을 감싸고 올라가는 걸 흔히 보게 된다.
우리가 가서 탄소를 내뿜고 올 때 후추등이 있어 맑은 공기로 깨끗이 바꿔준다. 후춧가루는 음식에 쓰는 향신료이며 음식을 소화시키는 데 쓰이기도 하지만, 후추등은 나쁜 공기를 소화시키는 청소부로서 키워주기만 한다면 무료로 봉사해준다.
후추등은 약초로서도 매우 훌륭하다. 초가을부터 가을사이에 줄기를 채취하여 이파리를 버리고 햇볕에 말려둔다. 넘어지거나 다쳐 부은 타박상에도 약으로 쓰이며, 관절통에도 쓰인다. 노인들이 마른기침을 하는 해수 천식에도 약으로 쓰인다.
풍습을 제거하는데도 약재로 쓰인다. 용량은 말린 약재 10g을 물 4홉에 끓여서 물이 반으로 줄면 불을 끄고 적당히 따뜻한 상태로 하루 두 번이나 세 번에 나눠 마신다.
이제 우리는 이 엄청난 생태계에서 자원들을 어떻게 보전하고 또 영구적으로 활용까지도 할수있을까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어느 곶자왈 햐구역이 개발로 사라질 때마다 커다란 병원 몇 개가 문닫는 격이고 한약방 몇백 개가 사라진다는 것을 함께 느끼면서 영구한 자원으로 보전해야 할 것이다.
송기남. 서귀포시 중문동에서 출생
제민일보 서귀포 지국장 역임
서귀포시 농민회 초대 부회장역임
전농 조천읍 농민회 회장 역임
제주 새별문학회 회원
제주 자연과 역사 생태해설사로 활동중
제주 자연 식물이야기 현재 집필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