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0회를 맞은 2024제주생명평화대행진 ‘평화야 고치글라(같이 가자)’가 22일 시작됐다. 대행진은 지난 2012년 ‘강정생명평화대행진’으로 시작해 2016년 제주 제2공항 등 제주 전역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며 ‘제주생명평화대행진’으로 확대됐다. 행진단은 제주 전역의 극심한 갈등을 일으킨 ‘강정 해군기지’와 ‘제주 제2공항’ 예정부지인 성산 등을 걸으며 생명과 평화를 향한 열 번째 외침을 이어간다. 10년이 넘도록 제주의 ‘생명’과 ‘평화’를 외치고 있는 대행진의 행렬에 제주투데이가 2박 3일 간 동행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편집자주>
제주 곳곳을 걸으며 생명과 평화를 알리는 2024 제주생명평화대행진 ‘평화야 고치 글라’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2024 제주생명평화대행진 조직위원회는 24일 오후 6시 제주시청 앞에서 해단식을 진행하면서 2박 3일 간의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제주생명평화대행진은 올해로 10회를 맞았다. 대행진은 지난 2012년 강정생명평화대행진으로 시작해 2016년 제2공항 등 제주 전역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며 제주생명평화대행진으로 확대됐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잠시 중단됐으나 지난해부터 다시 재개됐다.
이번 행진은 제주군사기지저지와평화의섬실현을위한범도민대책위, 제주해군기지전국대책회의, 강정마을해군기지반대주민회, 제주제2공항성산읍반대대책위,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강정평화네트워크가 공동으로 주관했다.
행진단은 △22일 강정~신례~남원 △23일 남원~표선~신산 △24일 신산~성산~조천~제주시를 걸었다. 2박 3일간 이들이 걸은 거리는 약 58.5km다. 일정에는 강정 해군기지와 제2공항 예정부지인 신산과 성산이 포함됐다.
내내 내리쬐는 폭염과 갑작스레 닥치는 비에도 행진단은 웃음을 잃지 않으며 일정을 소화했다. 걸음이 힘든 이들을 위해 행렬 뒤에는 휴식을 위한 후송 차량이 상시 대기했다.
이날 열린 해단식에서는 행진 마무리를 기념하는 문화제도 진행됐다. 공연에는 △가수 김영태 △강정평화합창단 △지민주 △조성일 △대행진 합동공연단이 춤과 노래로 무대를 빛냈다.
고권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 공동대표는 발언을 통해 “무더운 8월에도 2박 3일간의 행진 일정을 마쳤다. 올해 여름이 앞으로 남은 가장 시원한 여름이라고 한다”며 “기후위기와 평화를 향한 우리의 걸음이 작지만 분명한 변화를 만들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권일 공동대표는 “내년에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내년에는 올해보다 몇 배는 더 모여서 이러한 대행진을 치러야 한다”고 우려하면서도 “올해 대행진을 무사히 마무리하고 아무도 다치지 않게 된 점을 감사하고 축하한다”고 말했다.
강원보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이하 비상도민회의) 공동집행위원장은 “불 위를 걸어다니는 고문이 생각날만큼 발바닥이 화끈거리면서 모두들 힘든 걸음을 마쳤다”며 “여러분들이 걸어온 걸음들이 폭력과 야만, 제주를 더럽히는 모든 불합리한 것들을 꾹꾹 눌러 밟으면서 평화의 기운을 퍼뜨렸다”고 외쳤다.
고명희 비상도민회의 활동가는 “2박 3일 동안 함께 하며 우리가 이 길을 왜 걷고 있는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며 “우리의 걸음이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고시 중단을 촉구하는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매개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고명희 활동가는 “제주도는 관광 위기라고 하고, 관련 업종들이 어렵다고 하면서 제주 제2공항을 진행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정부에 기본계획 고시를 촉구한 것은 제주도민의 의사가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제2공항은 시작되지 않았고, 우리는 싸움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