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마지막 토요일인 28일 제주시청은 윤석열 퇴진을 촉구하는 시민들로 가득 찼다.
윤석열정권퇴진·한국사회대전환 제주행동은 19일 오후 7시 제주시청 민원실 앞에서 14차 ‘윤석열 즉각 파면·처벌! 내란세력 청산! 사회대개혁! 제주도민대회’를 열었다.
집회는 여느때와 같이 '평등한 집회를 위한 모두의 약속'을 안내하며 시작됐다. 화면에는 "성별·성적지향·성별정체성·장애·연령·국적 등에 관계없이 모두가 동등한 참여자", "모든 참여자는 여성·성소수자·장애인·청소년·이주민 등 사회적 소수자를 차별하거나 대상화하는 말과 행동을 하지 않는다" 등의 문구가 나온다.
또한 이날 1000여명(주최측 추산)의 시민들은 로제의 ‘APT’, 에스파의 ‘whiplash’ 등 가요에 맞춰 제주시청 앞을 출발해 옛 세무서사거리까지 왕복행진을 마쳤다.
집회 입구에는 ‘남태령 대첩 승리 시민들이 있어 가능했습니다’라는 현수막 아래 따뜻한 떡과 보리차가 제공됐다. 전농 제주도연맹 전여농 제주도연합으로 구성된 전봉준투쟁단 제주투쟁단이 시민들에게 마련한 선물이었다.
전봉준투쟁단 트랙터 대행진은 지난 21일 서울의 경계 남태령 고개를 넘어 한남동 관저로 향하고 있었으나 경찰이 차벽을 설치해 가로막혔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남태령으로 시민들이 모여들었고 결국 경찰은 무박 2일의 대치 끝에 차벽을 열었다.
‘남태령 대첩’의 여정을 담은 영상에서는 ‘당신들 덕분에 늙은 농부는 더 이상 외롭지 않다’, ‘타인의 배고픔에 눈감지 않은 이들이 만들어낸 기적’이라는 문구가 나왔다.
김윤천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 지도위원은 “농민들이 정말 많이 울었다. 시민 여러분들의 응원과 힘으로 많이 울었다. 연대의 힘이 극악무도한 공권력의 차벽을 열었다”며 시민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김 위원은 “서울의 경계에서 트랙터가 가로막혔을 때 체포될 준비를 했지만 여성 한두분이 나타나더니 수는 점차 늘어 수천명이 남태령을 가득 메워 농민들을 지켰다”며 “트랙터로 한남동 관저를 넘으며 우리는 연대의 힘을 나눴다. 윤석열을 처단하고 국민의힘이 해체하는 그날까지 전봉준투쟁단이 함께 싸워나가겠다”고 말했다.
수어로 마음을 전한 양권욱(37)씨는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을 위해 이 자리에 왔다. 즉각 파면이 돼야 함에도 아직도 그 자리에 머물고 있는 윤 대통령과 내란 무리들을 파멸시켜야 한다. 그때까지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다.
대전에서 온 민찬기(64)씨는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말이 떠올랐다. 그 시민을 집회에서 제주도민과 함께 지켜볼 수 있었다”며 “대통령 부부는 물론이고 무능한 한덕수 총리는 대한민국 헌법을 유린하는 자들이다. 깨어있는 시민의 힘으로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를 멈춰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윤 정부의 R&D 예산 삭감으로 고향 제주를 떠나야했다던 김수빈(35)씨는 “농업 연구를 하는 사람으로서 남태령 대첩을 유튜브를 통해 지난한 과정을 지켜보며 많이 울었다”며 “R&D 예산 삭감만이 아니라 의료 대란 등을 일으켜 많은 시민을 괴롭힌 이 정권을 용서할 수 없다. 시민들이 뜻을 모아 용기를 내 새로운 사회로 변화하는 길을 열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김규리(22)씨는 여성, 퀴어, 장애인, 팔레스타인 전쟁 등에 대한 연대의 마음을 보탰다. “서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집회에 갔을 때 그들은 사지가 들려 역사 밖으로 쫓겨났다. 윤석열을 파면시킨 후에 약자를 탄압하고 괴롭히는 모든 이들을 몰아내야 한다. 그리고 팔레스타인에 자유를.”
이날 집회에는 세월호 희생자 어머니 극단 노란리본의 감독인 배우 김태현, 교토에서 활동하는 배우 강애숙의 연극공연도 진행됐다. 배우와 관객들은 다함께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고 외쳤다.
한편, 윤석열정권퇴진·한국사회대전환 제주행동이 주최하는 ‘윤석열 즉각 파면·처벌! 내란세력 청산! 사회대개혁! 제주도민대회’는 2025년 1월4일(토) 오후 7시 제주시청 앞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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