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도 제주시청 거리는 대통령 윤석열의 퇴진을 촉구하는 시민들로 가득했다. 특히 ‘자신에게 가장 빛나고 소중한 것’을 가지고 온 응원봉 군단과 가지각색의 피켓들이 자리를 빛냈다.
윤석열정권퇴진·한국사회대전환 제주행동은 10일 오후 7시 제주시청 앞에서 ‘윤석열 즉각 퇴진 요구 제주도민대회’를 열었다.
제주행동은 지난 12.3 내란 사태 다음날인 4일부터 일요일을 제외하고 연일 집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날 참가자는 주최측 추산 1000여명에 달했다.
전국적으로 집회에 10~30대 여성의 참여가 늘면서 집회의 상징인 ‘촛불’은 이제 ‘응원봉’으로 대체됐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아이돌 가수의 응원봉을 들고 집회에 참여한 학생들은 구호에 맞춰 연신 응원봉을 흔들었다.
집회의 연령층이 낮아지면서 흥을 돋구기 위한 민중가요도 소녀시대, 지드래곤 등 아이돌 노래로 바뀌었다. 참가자들은 노래를 따라 부르며 “윤석열 퇴진”이 적힌 피켓을 머리 위로 치들었다.
가수 비투비의 응원봉을 들고 참여한 김가희(19세)양은 “수능이 끝나고 집에서 쉬면서 TV를 보는데 계엄 소식을 듣고 너무 화가 났다. 내년에 20살이 되는데 이런 세상에 살고 싶지 않아서 동갑 친구들과 함께 참여했다. 내일도 당연히 참여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영주고에 다니는 A(19세)양은 "좋아하는 유튜버 생일이 14일 토요일(2차 탄핵안 표결일)이다. 탄핵안 통과로 유튜버가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주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집회 한켠에는 집회와 연대하는 예술가들의 작품이 설치되고 있었다. 작품연대를 제안한 김승민 작가는 작품은 전날(9일) 옛 제주시청 버스정류장에 설치됐으나 민원 등으로 철거됐고, 집회마다 설치 후 철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작품 연대에 참여한 작가는 전날 제주지역 작가 4명이었으나, 이날엔 광주지역 작가가 합세해 총 10여명의 작가가 참여하고 있다. 김승민 작가는 “탄핵안이 표결조차 불가능하게 된 광경을 목격하고 긴 싸움이 될 것 같아 SNS로 작가들에게 연대를 제안했다. 앞으로 참여 작가는 더 늘어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려견과 함께 집회를 찾은 B(40대)씨는 “오늘은 아들(반려견)과 함께 왔다. 첫 집회 참여는 10·29 이태원 참사 때였다. 그때도 너무 분노했는데 계엄 선포 소식을 듣고 잠을 잘 수가 없을 정도로 화가 났다. 미래 세대를 생각한다면 절대 저지를 수 없는 일이었다”라며 분통했다.
이날은 참가자가 피켓을 직접 쓰고 그리는 ‘탄핵백일장’이 열렸다. 백일장 참가자 모두에게 노트 커버, 볼펜, 양말, 쌀 등 기념품이 지급됐다.
참가자들은 “한국사 4등급인 나보다 윤석열이 역사를 모른다”, “세계 3대 마요. 참치마요, 스팸마요, 윤석열 대통령 하지 마요”, “요즘 시대에 이걸 참으라고, 탄핵”, “나라꼴 잘 돌아간다, 내 기말 성적처럼”, “윤석열, 전두환처럼 구치소 가라”, “윤석열 타도”, “빨리 탄핵하라” 등 재치있는 피켓을 만들었다.
제주행동은 집회의 장기화를 고려해 후원함도 마련했다. 현금 또는 계좌이체로 참여할 수 있다. 윤석열 즉각 퇴진 요구 제주도민대회는 2차 탄핵안 표결이 진행되는 14일까지 매일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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