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7시 제주시청 민원실 앞. 윤석열정권퇴진·한국사회대전환 제주행동은 아홉번 째 ‘윤석열 즉각 퇴진 요구 제주도민대회’를 열었다.
이날 비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체감 온도가 영하 10도까지 떨어졌다. 추워진 날씨에 평소 집회 때보다 참가 시민 수가 부쩍 줄어든 모습이었다. 주최 측에서도 초반에는 앞뒤 간격을 넓게 서달라 안내할 정도였다. 하지만 시가 행진을 시작할 때쯤되자 참가 시민 수는 2500여명(주최측 추산)까지 늘었다.
집회장에 모인 시민들은 서로 우산을 씌워주고 핫팩을 나눠주고 함께 춤추며 노래를 불렀다. 정치권에서, 언론에서 필요에 따라 소환하는 ‘세대갈등’, ‘성별갈등’, ‘지역갈등’, ‘이념갈등’ 등은 최소한 이 자리에서는 찾을 수 없었다. ‘나’와 ‘당신’의 안녕을 위협하는 권력자로부터 서로를 지켜야 한다는 마음으로 함께 “윤석열 탄핵”을 외쳤다.
지난 집회에서 꼭 발언을 하고 싶었으나 하지 못했다는 한 시민은 “저희가 이렇게 안전하게 시위를 할 수 있게 그동안 애써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하고 싶었다”며 “주변을 둘러보라. 코로나 이후로 옅어진 줄 알았던 연대감이 여전히 살아있다”고 했다.
이어 “이 차가운 날씨에도 나와있는 당신들이 있어서 저는 대한민국이 아직도 좋다”며 “세월호 참사와 이태원 참사, 지금의 쿠데타까지 ‘그들’이 아무리 덮으려 해도 덮을 수가 없는 진실은 우리 입에서 구전돼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날 집회를 찾은 남광초등학교 6학년 고지율·고송지·김민채 학생은 “윤석열이 퇴진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왔다”며 “정치인들이 우리나라를 행복한 세상으로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그들에게 ‘행복한 세상’이 무엇이냐고 물으니 “민주주의!”라고 답했다. 내일 오후 4시 국회에서 ‘어른 정치인들’은 이 아이들에게 행복한 세상 민주주의라는 답을 줄 수 있을까.
이날 시가 행진은 크게 세 그룹으로 나눠서 진행됐는데 참가 시민 대부분이 마지막 그룹이 돌아올 때까지 시청 앞을 지켰다. 모두가 모이자 응원봉과 휴대폰 불빛을 밝히며 마지막으로 ‘아침 이슬’을 함께 불렀다. 행사가 끝나자 집회장에 있던 시민들은 밝은 목소리로 서로에게 인사를 나눴다.
“내일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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