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7시 제주시청 민원실 앞에서 ‘윤석열정권퇴진·한국사회대전환 제주행동’은 열한번 째 ‘윤석열 즉각 퇴진 요구 제주도민대회’를 열었다. (사진=조수진 기자)
17일 오후 7시 제주시청 민원실 앞에서 ‘윤석열정권퇴진·한국사회대전환 제주행동’은 열한번 째 ‘윤석열 즉각 퇴진 요구 제주도민대회’를 열었다. (사진=조수진 기자)

17일 오후 7시 제주시청 민원실 앞에서 ‘윤석열정권퇴진·한국사회대전환 제주행동은 열한번 째 ‘윤석열 즉각 퇴진 요구 제주도민대회’를 열었다. 

지난 14일 국회에서 윤석열 탄핵 소추안이 가결되면서 많은 시민들이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이날 제주시민 300여명(주최측 추산)은 “아직 끝난 게 아니다”를 외치며 다시 광장에서 만났다. 

이날 눈에 띈 것은 집회에 참여한 시민 중 청소년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모두발언에 나선 5명 중 3명이 청소년일 정도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17일 오후 7시 제주시청 민원실 앞에서 ‘윤석열정권퇴진·한국사회대전환 제주행동’은 열한번 째 ‘윤석열 즉각 퇴진 요구 제주도민대회’를 열었다. 모두발언에 나선 시민들. 왼쪽부터 유지민 학생, 시민, 오섭균 학생, 이재하 작가(필명), 김세현 학생. (사진=조수진 기자)
17일 오후 7시 제주시청 민원실 앞에서 ‘윤석열정권퇴진·한국사회대전환 제주행동’은 열한번 째 ‘윤석열 즉각 퇴진 요구 제주도민대회’를 열었다. 모두발언에 나선 시민들. 왼쪽부터 유지민 학생, 시민, 오섭균 학생, 이재하 작가(필명), 김세현 학생. (사진=조수진 기자)

첫 발언대에 오른 유지민 학생(중앙여고)은 “지난 토요일 우리가 이곳에서 직접 승리를 만들었지만 지금부터가 진짜다”며 “우리가 더 많은 관심과 분노를 보여줘야 헌법재판소 판사들이 국민들의 눈치를 보면서라도 정당한 심판을 내릴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이번에 국회의원 85명이 탄핵 (소추안)에 반대를 했다. 이 85명을 처리하지 못하면 우리는 민주주의를 잃어버릴 위험을 항상 끼고 있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할까. 국민의힘 정당 해체까지 열심히 운동을 해야한다”고 했다. 

두 번째로 발언대에 오른 한 시민은 “(지난 3일 윤석열이 비상계엄 선포를 하는 걸 보고)서울에 있는 아들한테 전화했더니 자고 있다고 하길래 얼른 국회로 뛰쳐나가라고 했다”며 “그 말을 듣고 아들이 죽을 각오로 갔다고 하더라. 그런데 나중에 유튜브에서 어느 군인 아버지가 아들에게 ‘너의 안전이 우선이다’라고 한 걸 보고 아들에게 너무 미안했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인데…”라고 했다. 

이어 “뒤늦게 아들에게 사과를 하며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나왔냐’ 물으니 아들이 5·18 관련 영상을 보고는 ‘계엄’이 너무 끔찍하다는 걸 알았다고 하더라”며 “그래서 그날 (국회로)가서 (국회 앞에서 벌어지는 상황을)디테일하게 다 사진으로 찍었다고 하더라”고 했다. 실제로 그 시각 대한민국 국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를 기록으로 남겨 알려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이었다. 

17일 오후 7시 제주시청 민원실 앞에서 ‘윤석열정권퇴진·한국사회대전환 제주행동’은 열한번 째 ‘윤석열 즉각 퇴진 요구 제주도민대회’를 열었다. (사진=조수진 기자)
17일 오후 7시 제주시청 민원실 앞에서 ‘윤석열정권퇴진·한국사회대전환 제주행동’은 열한번 째 ‘윤석열 즉각 퇴진 요구 제주도민대회’를 열었다. (사진=조수진 기자)

세 번째로 발언대에 오른 오섭균 학생(영주고등학교)은 “그날(윤석열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날) 피파라는 축구 게임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저희 반 ‘단톡’(그룹 카카오톡 메시지)로 ‘비상계엄’ 어쩌고 저쩌고 하더라. 아빠에게 ‘비상계엄’이 뭐냐고 물어보고 설명을 들었는데 진짜 완전 무서운 일이란 것을 알게 됐다”며 “저는 정치에 관심이 ‘1’도 없었다. 그런데 여기 나오지 않았느냐. 여기 있는 청소년들도 평소에 관심이 없었는데 이 사태가 벌어지고 나서 관심이 생긴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지난주 토요일 집회에 사람들이 진짜 많이 왔었는데 그때 딱 (탄핵 소추안이)가결되고 나서 모두 다같이 ‘와!’하고 외쳤다. 마치 클럽에 온 거 같았다. 스트레스 싹 다 풀리더라. 우리 청소년은 클럽에 가지 못하니까 여기서 이렇게 ‘아파트, 아파트’ 노래 부르면서 너무 좋았다”고 소감을 말하자 시민들로부터 ‘격한’ 공감과 호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그러면서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저는 그걸 말씀드리고 싶었다.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저희가 있기 때문에 나라가 있고 민주주의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참고로 이번에 한국사 시험 28.9점을 받았는데 이렇게 나와서 마이크를 잡는 게 한국사 공부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승리했다!”고 외쳤다.

17일 오후 7시 제주시청 민원실 앞에서 ‘윤석열정권퇴진·한국사회대전환 제주행동’은 열한번 째 ‘윤석열 즉각 퇴진 요구 제주도민대회’를 열었다. (사진=조수진 기자)
17일 오후 7시 제주시청 민원실 앞에서 ‘윤석열정권퇴진·한국사회대전환 제주행동’은 열한번 째 ‘윤석열 즉각 퇴진 요구 제주도민대회’를 열었다. (사진=조수진 기자)

광주에서 태어나 제주에서 살고 있다는 작가 이재하(필명)씨는 “아버지와 큰아버지로부터 5·18을 직접 듣고 자랐다. 지난 7일 국회 앞 집회에 갔는데 아버지가 문자 메시지를 계속 보내면서 ‘사람들이 소란스러워지면 뒤도 돌아보지 말고 뛰어라’고 했다”며 “큰아버지가 실제로 5·18 당시 친구들이랑 군인들을 피해 산속에 3일 정도 숨어 있었다. 그래서 아버지의 당부가 더 와닿았다”고 했다. 

이어 “서울 국회 앞 열기가 엄청 뜨거워서 제주로 그 열기를 가져와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런데 제주도로 와보니 더 뜨겁더라”며 “집회나 시위 전에 묵념을 하는 건 제가 알기로는 제주와 광주 딱 둘뿐이다. 4·3과 5·18이라는 역사가 있기 때문에. 우리는 어느 지역이든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었다”고 했다. 

17일 오후 7시 제주시청 민원실 앞에서 ‘윤석열정권퇴진·한국사회대전환 제주행동’은 열한번 째 ‘윤석열 즉각 퇴진 요구 제주도민대회’를 열었다. (사진=조수진 기자)
17일 오후 7시 제주시청 민원실 앞에서 ‘윤석열정권퇴진·한국사회대전환 제주행동’은 열한번 째 ‘윤석열 즉각 퇴진 요구 제주도민대회’를 열었다. (사진=조수진 기자)

마지막으로 발언대에 오른 김세현 학생(대안교육기관 보물섬학교)은 “탄핵 가결이라는 결과는 저희가 다같이 했기 때문에 얻어진 것이기도 하지만 이 집회를 여는 것은 개인이 하기에는 매우 어렵다”며 “그런데 제주행동이라는 곳에서 이렇게 스피커와 무대, 연단을 준비해 주신 덕분에 저희가 자유롭게 목소리를 내고 걷기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자리에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여기에 나와서 발언을 하는 이유는 얼마 전 유튜브에서 ‘부산의 딸’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한 청소년이 집회에서 발언하는 걸 봤다. 저 역시 제주의 아들 중 한 명으로서 발언을 하고 싶어서 나왔다”며 “헌법재판소 판결을 발판 삼아서 저희가 새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을 때까지 계속 목소리를 내겠다. 여러분들도 함께 해달라”고 했다. 

모두발언이 끝나고 시민들은 제주시청-세무서사거리-제주시청로 돌아오는 거리 행진을 했다. 한편 집회는 오는 19일과 21일 오후 7시 제주시청 민원실 앞에서 이어질 예정이다.  

17일 오후 7시 제주시청 민원실 앞에서 ‘윤석열정권퇴진·한국사회대전환 제주행동’은 열한번 째 ‘윤석열 즉각 퇴진 요구 제주도민대회’를 열었다. (사진=조수진 기자)
17일 오후 7시 제주시청 민원실 앞에서 ‘윤석열정권퇴진·한국사회대전환 제주행동’은 열한번 째 ‘윤석열 즉각 퇴진 요구 제주도민대회’를 열었다. (사진=조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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