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불법 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소추가 끝내 부결됐다. 분노한 시민들이 오늘도 거리로 모여들어 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윤석열정권퇴진·한국사회대전환 제주행동이 주최하는 네 번째 ‘윤석열 즉각 퇴진요구 제주도민대회’가 7일 오후 제주시청 앞에서 개최됐다.
이날 참가자는 주최측 추산 3000여명에 달했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촛불집회 이후 최대 수치다. 첫날 900여명에서 출발한 제주도민대회는 회차를 거듭할수록 많은 시민들이 합류하는 추세다.
우비를 뒤집어쓴 참가자들은 강한 바람에 꺼지는 촛불대신 참가자들은 가수의 응원봉, 촛불 모형, 휴대폰 플래시 등으로 거리를 밝혔다.
제주시청과 세무서사거리를 왕복하는 대규모 행진 중 시민들은 사진을 찍거나 구호를 함께 외치며 집회에 참여했다.
이날은 분노한 10대 학생들이 자진해 마이크를 잡았다. 강현우(15)군은 “앞으로 살아갈 나라를 망가뜨리는, 미래를 위협하는 무능한 정부와 어른들을 보고 그들에게 나라를 맡기고 싶지 않아서 이 자리에 나왔다”며 “김건희와 검찰이 지배하는 이 나라에서 더 이상 가만히 공부하고 싶지 않다. 청소년도 분노할 줄 알고 행동할 줄 안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어 “국가는 언제나 국민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존재하고, 그 임무를 행사하기 위해 우리의 권리를 잠시 양도받았을 뿐”이라며 “제주의 청소년들을 대표해 당당하게 요구한다. 윤석열은 당장 하야하고, 자신의 죄를 사죄하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유세종(19세)군은 “윤석열이 말했듯이 법치국가의 민주주의를 파괴한 내란의 우두머리 윤석열과 공범자들은 모두 잡아들여 법대로 정리해야 한다”며 “민주주의의 꽃인 토론이 불가능한 지도자는 필요 없다. 윤석열이란 독재자는 더 이상 대한민국의 대통령의 자리에 있게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제주여자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A양은 “시험이 6일 남았지만 이 자리에 왔다. 나라가 망하면 성적이 상관없기 때문이다”라며 “공부를 포기하고 싶었지만 계엄령 해제와 선포를 목격하고 많이, 읽고 배워야 하겠다고 다짐하게 됐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마이크를 잡은 B(70세)씨는 “전두환을 제대로 처벌하지 못하고 그렇게 죽게 둔 것이 가장 큰 한이다. 과거를 반복해서는 안된다. 윤석열을 그냥 보내면 안된다”며 “윤석열은 구속돼야 한다. 행동이 민주주의를 바꿀 수 있다. 이 투쟁에 함께 해주길 바란다”고 집회 참여를 독려했다.
양희주 제주여민회 사무국장은 발언대에 올라 윤석열 정권의 성평등 정책 말살을 비판했다. 양 사무국장은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윤석열은 안타깝게도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그리고 최악의 성평등 정책을 펼치고 있다. 민주주의의 완성은 성평등”이라며 “정치권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는 이미 바닥을 치고 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사태를 표 계산으로만 여기지 말고 한국 민주주의에 대한 정치적 논의의 길로 삼아야 한다”고 질타했다.
또 “시민들의 요구하는 윤석열의 퇴진이 국민의힘에서 더불어민주당으로의 정권교체에 그치지 않는다. 박근혜 탄핵 이후 그리 달라지지 않은 사회를 우리는 경험했다”며 “이번 제주여성영화제의 슬로건 ‘다시, 선명하게’와 같이 다시, 선명하게 우리들의 연대로 한국의 민주주의를 정립해 나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임기환 윤석열정권퇴진·한국사회대전환 제주행동 공동대표는 “오늘 탄핵안이 통과되지 못했지만 분명한 것은 국민의힘이 내란 공범이며 청산해야 할 적폐라는 사실”이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내란수괴 윤석열의 체포·구속·단죄이고, 뒷일은 법과 광장의 민주시민이 결정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윤석열을 끌어내리기 위해 헌법상 시민의 권리인 저항권을 발동하자. 계엄은 맨몸으로 막아낸 시민들처럼, 4.19혁명과 87년 항쟁의 시민들처럼 매일 이 광장으로 집결해 윤석열의 즉각적인 구속과 퇴진을 이끌어내자”라고 요청하며 “정의와 평화, 평등이 물결치는 새로운 민주공화국을 시민의 힘으로 만들어가자. 그 길에 두려움 없이, 물러섬 없이 싸워나가겠다”고 힘줘 말했다.
윤석열 즉각 퇴진요구 제주도민대회는 14일 오후 7시 제주시청 앞에서 다시 열린다. 다만, 주최측은 다음주 평일부터 제주도민대회의 상시 개최를 논의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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