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대중교통정책이 난감하다. 교통정책인지, '쇼'통정책인지 분간이 안간다.
이번엔, 시내 버스 내 공연을 정식 운영한다고 나섰다. 오는 10일부터 6월까지 한라수목원과 시청을 운행하는 312번 시내버스를 탈 때는 승객들은 원치 않는 라이브 음악을 들어야 할 수 있다.
이른바 '그린수소버스 콘서트' 사업이다. 이 사업은 지난해 8월부터 약 4개월간 시범운영됐다. 제주도는 2월 3일까지 공연자를 모집하고 2025년 2월 10일부터 정식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기타, 색소폰, 플루트, 클라리넷 등 다양한 악기 연주자를 모집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 라이브 공연 버스 노선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버스 내 공연 중 사고 발생 시 책임은 어떻게 따져야 할 것인가. 공연으로 인해 버스 노선 음성 안내를 듣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게다가, 섬식정류장 공연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한다. 한심하다. 게다가 도로 한 가운데 설치된 정류장에서 버스킹을 하겠다고? 안전문제, 소음 문제, 이동 불편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가.
장애인과 교통약자가 이용하기 불편한 섬식정류장을 만들어 놓고, 버스킹 공연을 통해 '전국 최초 정류장 버스킹'이라고 타이틀을 달고 홍보하려는 구상은 아닌가. 악기 연주자들에 대한 예의도 없는 정책들이 아닌가.
김태완 제주도 교통항공국장은 “이동하는 버스에서 펼쳐지는 음악 공연이 탑승객과 공연자 모두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며 “버스 콘서트를 제주만의 독특한 문화콘텐츠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글쎄다. 독특한 문화콘텐츠라기보다 기괴한 문화콘텐츠라고 봐야하지 않을까. 난데없는 라이브 악기 공연에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말 못하는 탑승객들이 많지 않을까.
오영훈 제주도정은 섬식정류장 이동경로 한 복판에 심어놓은 나무 때문에 휠체어 이용자 및 장애인들이 위험 및 불편을 호소해도 그대로 방치하고 있다.
보기에 좋은 과시형 시설과 이벤트를 추구하는 오영훈 도정의 대중교통 철학이 엿보인다. 부디, 교통약자의 대중교통 이용 편의성 향상에 초점을 맞춰 대중교통 정책을 추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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