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탐라복지관 인근 섬식 정류장 공사 현장(사진=김재훈 기자)
제주시 탐라복지관 인근 섬식 정류장 공사 현장(사진=김재훈 기자)

제주도가 간선급행버스체계 구축을 위한 섬식 정류장 공사를 이미 시작한 상태에서 의견 수렴을 위한 토론회를 실시할 예정이다. 의견 수렴 과정을 요식행위로 치부해버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제주도는 10일 오후 3시 제주웰컴센터에서 ‘대중교통정책 발전방안 마련 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지난 8일 보도자료를 통해 "간선급행버스체계구축, 양문형 버스 도입 등 핵심정책에 대한 의견 수렴"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도민 의견 수렴에 방점을 찍었다. 김태완 제주도 교통환경국장 역시 "이번 토론회를 통해 현재 추진 중인 대중교통정책에 대한 도민들과 전문가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할 것"라고 말했다.

하지만 제주도는 도민 의견을 수렴하기 전에 간선급행버스체계 구축을 위한 핵심 사업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섬식 정류장 공사를 이미 시작했다. 제주시 광양사거리 서쪽 200m 지점 탐라장애인복지관 정류장 횡단보도 인근에 섬식 정류장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현재 포클레인 등 중장비를 동원해 도로 가운데에서 터파기 작업이 진행 중이다. 제주도는 10일 뒤인 20일부터 이 정류장을 '체험용'으로 운영하겠다면서 공사를 서두르고 있다.

섬식 정류장의 폭이나 규모, 디자인 등에 대한 의견 수렴 과정 없이 정류장 공사가 먼저 추진되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도 전체 섬식 정류장의 표준을 삼을 규모나 디자인에 대한 도민 의견을 구하기 전에 먼저 공사를 시작하면서 사업의 목적과 정류장 디자인의 통일성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린다.

이에 10일 오후에 열리는 '토론회'가 의견을 모아내는 토론회가 되기보다는 이미 오영훈 도정이 추진해온 정책에 대한 설명회의 성격이 강할 것으로 보인다. 충분한 의견 수렴 과정없이 공사 먼저 진행하는 행정에 대한 논란도 예상된다.

이날 토론회에는 오영훈 지사와 양경호 도의원을 비롯한 교통 분야 전문가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토론회는 대중교통정책 추진상황 설명, 주제발표, 토론, 질의응답순으로 진행된다.

제주도 대중교통정책 추진 상황에 대한 설명 뒤 ‘대중교통 이용활성화 방안’과 ‘제주형 S-BRT 구축 기준 마련 및 설계’를 주제로 한 발표가 이어진다.

제1주제인 「대중교통 이용활성화 방안」에서는 다양한 교통수단 도입, 대중교통 운행속도 증가 및 대기시간 감소, 대중교통과 타 수단 연계 확대 등 대중교통 이용활성화 방안이 제시된다.

제2주제인 「제주형 S-BRT 구축 기준 마련 및 설계」에서는 제주도가 전국 최초로 선보이는 섬식 정류장 구축 기준과 BRT 도입방안에 대해 검토한 내용이 발표될 예정이다.

토론에는 황경수 제주대학교 교수를 좌장으로, 양경호 도의원(환경도시위원회), 문지영 국무조정실 규제심사관리관실 사무관, 홍성한 국토교통부 대도시광역교통위원회 사무관, 오동규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박사, 손상훈 제주연구원 박사, 송규진 제주YMCA 사무총장, 전형원 금남여객 버스운전원 등이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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