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훈 제주도정이 선도적인 대중교통 시스템이라며 자화자찬하고 있는 양문형 버스 및 섬식정류장. 교통약자와 시각장애인을 위한 기본적인 지침조차 무시한 채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제주투데이가 지난 10월부터 계속해서 보도했던 문제점이기도 하다.
26일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강성의)는 제433회 2차 정례회 2차 회의를 열어 환경도시 소관 부서를 대상으로 2025년 예산안을 심사했다.
이날 현지홍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은 “지난 10월30일 제주도가 섬식 정류장 첫선을 보였다는 보도자료가 나왔다. (체험용 정류장이)성공적이라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김태완 도 교통항공국장은 “도민들의 의견을 반영해서 보완이 필요한 부분들을 준비해나가는 과정에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현 의원은 “도민들의 의견을 듣는 것은 사전에, 설계하기 전에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급해 보인다. 10월30일에 첫선을 보이는 자리에 국토교통부 대도시광역위원회 교통위원장인 강희엽 위원장도 참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공이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류장 실내(대기실)에 (원래는) 점자블록이 있었다. 규정에 따르면 점자블록 옆 90cm 내 주변 시설물을 설치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이 규정 때문에) 점자블록 옆 고정형 의자를 철거해야 하는데 그걸 피하기 위해서 점자블록을 없애버렸다. 이런 걸 보면 화가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쉘터 안에 섬식 정류장 미관을 위해서 한가운데 나무를 심었다. 이 나무 때문에 점자블록이 나무 주위를 돌아가게 설치됐다”며 “누구를 위한 정책인가. 저 나무 한 그루가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따졌다.
이에 김 국장은 “옆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했다.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법적 사이즈는 확보했다”고 답하자 현 의원은 “(휠체어가) 아슬아슬하게 (지날 수 있는 정도다). 그걸 잘했다고 말씀하시는 거냐”고 질타했다.
이어 “심지어 국토교통부의 고급 간선 버스 체계 표준 가이드라인을 보면 정류장 바닥과 저상버스 출입구 높이 차이를 2cm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고 한다”며 “제주도 섬식 정류장은 이 지침을 따르지 않았다. 버스 출입구와의 높이 차이가 12cm”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영훈 지사는 다른 지자체에서 (섬식 정류장을) 보러 온다며 훌륭한 정책 성과를 공유했다는 표현을 하던데 내부적으로 들어가보니 이게 시작되기도 전에 실질적으로 교통약자에 대한 접근이 전혀 없었다”며 “도민 의견 수렴조차 없었고 표준 가이드라인조차도 준수하지 않았다. 오늘이라도 (현장에) 가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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