볍씨살이들어봅써 총 58건의 기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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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으로 짓는 돌집
볍씨학교는 매년 큰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2025년 제주학사의 가장 큰 프로젝트는 돌집짓기입니다. 작년 9월 제주학사에 큰 불이 났었습니다. 화재로 인해 학사의 입구였던 창고와 세면장이 탔습니다. 그래서 이번 년도에 화재복구 겸 돌집짓기를 시작했습니다.집을 짓기 전 설계를 했습니다. 정말 어려운 작업이었습니다. 기존에 있었던 창고와 세면장 보다 튼튼하고 안전하게 또 편리하고 편안하게 지어야 했습니다. 더불어 새로 짓는 건물인 만큼 기존에 있었던 문제점을 고려하고 개선해서 짓고 싶었습니다. 그리하여 기존의 창고와 세면장 대신 가장 문
연재칼럼박찬율03-10 15:06 -
제주 돌챙이와 함께 돌담을 담다
안녕하세요. 올해도 2025년의 해가 떠올랐습니다. 모두 새로운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셨을 텐데요. 제주 볍씨학교 친구들도 거문오름에서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더 큰 성장을 다짐했습니다. 그래서 새해를 시작하며 방학을 앞두고 볍씨 공동체 마을 주차장 돌담을 쌓았습니다. 이 작업은 최대 8명의 전문 돌챙이(제주에서는 돌을 쌓는 사람을 돌챙이라고 한다.) 분들과 함께했습니다. 전문 돌챙이 분들과 함께하다 보니 돌 쌓는 기술을 상세히 배울 기회였지요.저는 작년에 돌집을 짓는 등 돌 작업에 관심이 많았는데요. 기계나 인공적인 공정 없이 있
연재칼럼천유섭01-13 10:00 -
바쁜 일상 속 이리저리 치이는 현대인들에게
여러분들은 어떤 일상을 보내고 계시나요? 당장 저번 주만을 놓고 생각해 봅시다. 스스로가 만족할만한 한 주를 보내셨나요? 어쩌면 지지난 주, 지난달과도 다를 바 없는 늘 한결같은 일상에 지쳐있을 분들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요즘 거리의 모습은 똑같은 것 같습니다. 버스나 지하철만 타도 알 수 있죠. 사람들은 모두 양쪽 귀에 이어폰을 꽂은 뒤 창밖의 풍경을 보기보다는 좁은 화면 속 두 눈을 고정하는 것이 일상처럼 자리 잡았습니다.16살 중학교 3학년, 이제 막 고등학생의 나이를 바라보고 있는 청소년이 말하기엔 아직 이를 수도 있겠지만
연재칼럼이중혁2024-12-27 -
내 몸을 통해 전태일 열사를 만나다
저는 이번에 다른 볍씨학교 학생들, 그리고 배우들과 함께 전태일 연극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연극 전태일 ‘네 이름은 무엇이냐’에 대해서 설명해드리자면 2000년 전태일 열사가 분신한지 30년이 되었을 때 처음 제작됐습니다. 2020년 전태일 열사 분신 50주년을 기억하며 다시 리메이크 되어 올해까지 매년 공연하고 있습니다. 연극 전태일은 10명의 전태일열사가 각 장별로 등장해 이야기를 풀어가는 음악서사극입니다. 여기서 왜 전태일 열사가 왜 10명이지? 라는 의문이 들지 모릅니다. 그 이유는 우리 모두는 전태일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연재칼럼박성우2024-10-09 -
제주에서 '사드 비프라' 되기
매년 몇 권의 책을 읽으며 인문학 공부를 하는 저희는 6월부터 『자본주의를 넘어』를 읽고 있습니다. 책에서는 자본주의를 넘어서는 새로운 사회 경제적 모델인 '프라우트'를 제시합니다. 프라우트는 사상가 '사카르'로부터 처음 시작되었습니다. 사카르는 지역의 경제적 자립, 협동 조합, 생태적이며 영성적인 체제에 바탕을 둔 경제민주주의가 바로 프라우트라고 이야기합니다. 더 나은 인류 사회를 이야기하며 모두가 살아갈 권리를 보장받는 세상을 만들 방안을 구체적인 사례들로 이야기합니다.사카르는 지성을 갖춘 영적 혁명가, '사드 비프라'를 제시합
연재칼럼우다솔2024-09-11 -
돌조각의 힘
2024년 여름 우리의 여름방학은 제주와 함께였다. 육지에서 방학을 보내겠다는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우리의 성장이 미비해 방학을 제주에서 보내며 더 성장하기로 했다. 그렇게 우리는 방학 2주간 우리가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내기 위해 오직 정과 망치로 동자석을 조각하기로 했다.동자석이란 무덤에 있으며 죽은 영혼에 심부름하는 아이로, 돌로 표현하는 제주 고유문화이다. 동자석은 고인이 살아 생전 좋아했던 물품을 가슴에 품고 있다. 이렇게 심오한 돌이 바로 동자석인데 이번 여름에 그것을 조각하기로 했다.처음 이 동자석을 만든다고 했을
연재칼럼조승호2024-08-14 -
하루를 책임진다는 것
저희 학교는 ‘하루지기’란 것이 있습니다. 하루지기란 그날의 일정들을 공유하고 바뀌는 상황을 조율하며 일감도 배분하는, 말 그대로 하루자체를 책임지는 역할입니다. 저는 일주일간 하루지기를 맡게 됐습니다. 역할을 책임감 있게 수행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냐면요. 얼마 전, 저희는 마임극 문정성시라는 공연을 했습니다. 그때 마임 소품으로 넥타이가 있었습니다. 넥타이는 각자가 챙겨서 오기로 했죠.연극 전날, 저는 넥타이를 챙겼다고 생각하고 잠들었습니다. 도착해서 준비물을 확인하는데 가방 속에는 넥타이가 없었던 게 아니겠어요
연재칼럼윤승호2024-07-10 -
자전거 페달질을 멈출 수 없었던 이유
안녕하세요. 저는 제주 볍씨학교에 재학 중인 중학교 3학년 박찬율입니다. 저를 포함하여 스무명이 넘는 청소년들이 이번 4월 세월호 10주기를 맞아 제주부터 안산까지 자전거 국토순례를 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저희가 직접 준비해서 행진을 했습니다.지금 돌이켜 보면 정말 힘들었습니다. 어떤 날에는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어 목이 타들어 갔고, 또 어떤 날에는 비바람이 몰아쳐 앞이 잘보이지 않고 체온이 떨어져 춥기도 했습니다.개인적으로 저는 졸음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7박 8일 동안 쉴틈 없이 자전거를 타며 힘들게 지내다 보니 자도 자도
연재칼럼박찬율2024-06-12 -
'안녕하세요'라는 한 마디
내가 처음 제주학사에 오고 인생에서 할 인사는 거의 다 하던 때가 있었다. 바로 처음으로 한라산을 등반할 때였다. 한라산을 처음으로 올라갔기에 정상에 올라가면 어떤 경치가 펼쳐져 있을지, 또 얼마나 힘들지 걱정과 기대를 동시에 가지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정상에 도착하는 것에만 초점을 두고 있었는데 가면서 뜻밖의 것을 얻게 되었다. ‘안녕하세요, 힘내세요’와 같은 인사가 다른 사람들에게 큰 힘이 된다는 것이다. 올라가며 마주치는 분들마다 “안녕하세요!” 하며 올라가고 그분들은 “힘내세요! 거의 다 올라왔어요!” 같은
연재칼럼한지형2023-12-15 -
맛있는 밥을 하는 것, 그 이상의 의미
요즘 시대에 사람들은 요리를 하나요? 대부분 그렇지 않습니다. 주로 밖에서 사 먹거나 배달 음식을 시켜 먹습니다. 어느샌가부터는 밀키트가 나와 정말 간편하게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됐습니다. 모두 바쁘다는 이유로 이것들을 사용하고 요리할 시간에 개인 여가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됐죠.하지만 이런 생활에선 중요한 몇 가지 잃는다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먼저 자기 삶의 주체성입니다.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이런 간편식품만 사용하며 지낸다면 결국 음식을 만드는 기업, 사람들에게 의지하며 자기 삶의 주체성을 잃게 됩니다. 다음은 요리로 인한 뿌듯함
연재칼럼최원재2023-11-13 -
템페를 통해 깨달은 것
지난해 3월 초, 육지에서 다니던 볍씨학교 본교를 졸업하고 제주도에 있는 학사로 내려왔다. 제주도라는 낯선 환경과 활동, 밭일, 달리기 등 모든 것이 처음엔 어색하고 힘들었다. 그중에서 가장 특별했던 하나가 있다. 바로 ‘템페 사업’이다. 템페란 콩을 발효시킨 인도네시아의 전통 식품이다. 식물성임에도 불구하고, 단백질 함유량이 많아 최근에는 비건인들 사이에서 뜨고 있는 음식이다. 선배들은 그 템페를 가지고서 현재 심각해지고 있는 기후위기, 공장식 축산 문제에 직접적인 ‘환경 운동과 실천’이라는 비전을 가지고서 템페 사업을 하고 있었
연재칼럼배재우2023-10-27 -
우리가 무엇을 못하리!
10월 2일부터 3일까지 100km를 걸었다. 학사 식구들은 단합을 위해 24시간 안에 걷는 것을 제안했다. 처음에는 좋은 기대가 가득했다. 내가 상상한 이미지는 새벽에 기분 좋게 해안도로를 걷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멋있게 그 길고 긴 길을 완주한 후 다 같이 기뻐하는 상상. 너무 뿌듯할 것 같았다. 그래서 적극 찬성했다.기다리던 행진 당일이 됐다. 다같이 힘차게 노래 부르며 성큼성큼 걸어 나갔다. 하지만 100km는 쉽지 않은 거리였다. 다리는 점점 아파 오고 졸음이 찾아왔다. 그래서 자정 이후부터 해뜨기 전까지는 졸면서 걷는 '
연재칼럼천유섭2023-10-10 -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안녕하세요. 저는 제주볍씨학교에 2년째 다니고 있는 18살 박은유입니다. 이번 7월에 방학을 보내며 읽은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라는 책은 우리 인간이 어떻게 진화할 수 있었는지, 그 결정적 요인이 친화력이라는 것을 알려줬습니다. 책을 읽고 나니 이제는 우리에게서 떨어질 수 없게 된 미디어가 청소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인간의 특출난 능력들을 얼마나 무의미하게 만드는지 고민하며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제 또래 친구들이 이 글을 읽고 미디어가 본질적으로 어떻게 문제가 되는지 경각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브라이
연재칼럼박은유2023-08-11 -
가까운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
볍씨학교 제주학사에서는 ‘가족사’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그 프로그램은 부모를 자신의 부모님으로 보는 것이 아닌 독립된 한 사람으로 보며 그 사람의 인생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시간이다. 가족사프로그램을 하게 되면 지금까지 같이 살아왔던 부모의 성격이나 행동을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이해함으로써 자기 자신도 돌아볼 수 있다.이번 년도 역시 가족사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먼저 부모님들께 궁금했던 것들을 질문으로 뽑아서 정리했다. 자신의 터닝포인트, 학창시절이야기, 직업등 살면서 물어보고 싶었던 것들 또 궁금했던 것들을 정리해서 각 부모님들
연재칼럼박서희2022-09-14 -
"바다는 정말로 아름다웠다...그러나"
안녕하세요. 저는 볍씨학교에 다니는 제주학사 1년차 16살 배재우입니다. 이번에 제주학사에서 제주 투데이 글을 처음으로 써보는데, 올해 8월, 저희가 생명평화 자전거 대행진을 갔다 오게 되어서 대행진에 관한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처음에 ‘생명평화 자전거 대행진’에 관한 얘기를 들었을 때, 마냥 좋았다. 자전거 타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육지에서 자전거를 많이 타고 다녔는데, 제주학사에 온 뒤부터는 거의 타지 못했다. 타는 감각을 잃어버린 건 아닐까 우려가 됐다. 내 머릿속은 온통 자전거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차서, 본래 취지인 ‘
연재칼럼배재우2022-08-24 -
다른 존재를 인식하고 인정한다면
제주학사의 아침 일정 중에는 인생이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읽는 시간이 있다. 몸과 마음을 깨우는 시간 중 마음을 깨우는 활동이다. 책에는 세계의 여러 철학자들의 말과 예수님의 가르침 등 깨달음을 얻게 하는 글귀들이 단락으로 적혀있다. 챕터는 365일로 나뉘어져서 하루에 한번 그 날짜에 맞는 글귀들을 읽는다. 6월3일인 오늘도 역시 6월3일 챕터를 펼쳐 읽어보았다.첫 단락에서 나온 말은 이것이다.“그들이 그것을 알고 있든 모르고 있든 모든 존재는 때어놓을 수 없이 서로 굳게 맺어져있다.”이 말은 우리 모두는 자기만 살아서 되는 존재가
연재칼럼이제윤2022-07-06 -
돌문화공원 속 포크레인과 '돌 다움'
얼마 전 처음 가본 제주 돌문화공원은 다른 평범한 공원들과는 분위기부터 달랐다. 늠름한 오백장군상들, 웅장한 방사탑들, 수많은 돌하르방들이 풍기는 신성한 기운이 나를 경건하게 만들었다.설문대 할망과 오백장군 신화를 표현한 예술적인 돌들, 연못들, 초가집들이 제주의 돌문화를 완벽하게 표현해주었다. 정말 잘 만든 공원이라 생각하며 걷고 있는데 공원의 분위기를 깨는 뜬금없는 것들이 눈에 띄었다.저 멀리 보이는 빨간 하트 포토존은 공원의 분위기를 깨는 것으로 모자라 눈에 너무 잘 띄었다. 돌한마을 가는 길에 있는 웃는 얼굴 항아리도 분위기
연재칼럼은유2022-06-22 -
'나'는 내가 두려워하는 것을 깰 때 드러난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한 번씩을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인듯하다.나는 이 세상에 왜 태어났고 무엇을 위해서 사는가. 이 질문은 사는 것이 너무 힘들어서 자신에게 묻기도 하고, 그냥 궁금해서 자신에게 답을 찾으려고 하기도 한다. 하지만 주로 답을 찾지 못하고 끝난다.나도 그 질문을 나에게 여러번 던져보았다. 하지만 역시 찾지 못했다.내가 답을 찾으려고 했던 이유는 사는 것이 너무 힘들고 우울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어릴 때 반려동물을 떠나보냈고 그 이유를 내 탓으로 돌려 속상해하고 자책했다.또 내가 잘 해내지 못하는 것과 한번에 잘
연재칼럼김민찬2022-05-18 -
“당신은 살았잖아요. 저희 애들은 죽었습니다”
올해는 세월호 8주기이다.우리는 '세월호를 노랑노랑해 위드청소년'이라는 세월호 8주기 행사에 참여했다. 이 기회가 없었더라면 그냥 넘어갔을 수도 있었지만, 이 행사를 참여하며 우리는 세월호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나에게 세월호는 초등학교 2학년 때 일어났던 사고에 불과했다. 그 당시에는 그 일이 어떤 일인지도 모르고 그 사고의 심각성을 인지 하지 못했다. 시간이 흐르고 학교에서 세월호 공부를 하고, 행사에 참여하며 세월호에 대해 더 알게 되었다. 그렇다고 해도 이 사건은 나에게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고 생각했기에
연재칼럼정소민2022-04-16 -
시작을 위한 끝인사
안녕하세요! 제주투데이 [볍씨살이 들어봅써] 구독자 여러분! 볍씨학교입니다. 벌써 새해가 밝았습니다. 저희도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시작하기 전에 휴식시간을 가지게 되는데요. 그래서 잠시 연재 하던 글을 멈추고 쉬어 가기로 하였습니다. 그래서 글을 마무리 하고자 또 새로운 시작을 기약하면서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우리는 지금껏 해온 활동들 속에서 많은 성장과 배움들을 얻어갔다. 모든 상황에서 오는 갈등과 격정 속에서 각각의 성장을 가져왔다. 심지어는 졸업식을 준비하면서도 그런 배움의 과정들이 있었다.우리는 지난 15일 제주에서
연재칼럼이제윤2022-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