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투 시평 총 76건의 기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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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오영훈표 미래비전을 감당할 수 있나?
어둠이 내린 서귀포시 색달동, 하루 340톤의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한다는 국내 최대 규모의 자원순환시설이 불빛을 밝힌다. 1,318억 원을 투입한 이 거대한 시설은 바이오가스를 생산해 청정에너지를 만든다며 미래 환경정책의 모범사례로 홍보된다. 하지만 이 화려한 성과 뒤편에는 우리가 외면해온 냉혹한 현실이 있다. 바로 열악한 노동환경에 고통받는 급식노동자들의 절규와, 전국 최고 처리비용이라는 참담한 진실이다.현재 운영을 시작한지 1년이 지난 제주도 광역 자원화시설의 음식물쓰레기 처리 현실을 들여다보면 심각한 문제들이 한눈에 드러난다.
오피니언이종우 논설위원10-14 15:23 -
4.3 해결 앞장서왔다는 오영훈, 가자학살에 대해 목소리 내야
2023년 10월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대한 대규모 침공을 감행했다. 2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사망자는 6만6천명을 넘어섰고 부상자도 16만8천명을 넘어섰다고 최근 가자지구 보건부가 밝혔다.이들의 상황은 77년 전 제주도의 상황과 흡사하다. 1948년 제주도민들을 상대로 무참한 살육이 진행됐고 당시 사망자가 3만 명 정도로 추정된다. 1948년 섬인 제주도는 창살 없는 감옥의 생지옥이었다면 지금 철저히 봉쇄된 가자 지구는 지붕 없는 감옥의 생지옥이다.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사망자는 4.3 당시 사망자 숫자의 두 배를 넘어서고 있다
오피니언김순애 논설위원10-02 15:25 -
전 세계가 주목하는 제주여성문화, 정작 제주에는 없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의 글로벌 열풍이 국내에서도 심상치 않다. 국립민속박물관의 기념품이 매진되고 남산타워에 외국인 방문객이 늘어나는 등 지난 7월 한 달 동안 서울 외국인 관광객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한다.케데헌은 ‘무녀’에서 ‘아이돌’에 이르는 세대를 걸친 여성 헌터들이 악령으로부터 세상을 지킬 방패, ‘혼문(魂門)’을 지켜나간다는 내용의 미국 애니메이션 영화이다. 전통과 현대의 한국문화가 디테일하게 재현되고 여기에 글로벌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K팝이 함께 녹아져 전 세계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중이다.케데헌
오피니언강경숙 논설위원09-10 15:47 -
과학을 포기한 오영훈 도정의 염지하수 '무한자원론'
8월의 제주는 비명을 지르고 있다. 기록적인 폭염과 열대야가 한 달 내내 이어지며, 바닷물 온도는 30도를 넘어섰다. 서귀포 중문 해역에서는 하루도 빠짐없이 고수온 경보가 계속되었고, 연산호는 녹아내리며 제주 바다는 '기후위기의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런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오영훈 도정은 염지하수를 '무한자원'이라며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포장하고 있다.이는 과학적 근거를 완전히 무시한 정치적 선동에 불과하며 필연적으로 지하수 공수화 정책의 포기로 귀결될 것이다. 전체 수자원의 96%를 지하수에 의존하는 제주도에서 공수화 정책의
오피니언이종우 논설위원08-28 10:48 -
제주에너지공사 부진, 도정 책임은?
제주에너지공사가 행정안전부가 실시한 ‘2025년 지방공기업 경영평가’에서 ‘라’ 등급을 받아 사상 처음으로 경영진단 대상에 포함됐다. 전국 최초의 재생에너지 전담 공기업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경영을 유지해왔던 제주에너지공사의 실적이 왜 악화된 것일까.경영평가 보고서가 아직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언론 보도를 종합해 보면 최근 몇 년간 사업 성과에 부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2022년까지 63억 원의 흑자를 기록하던 공사는 지난해 27억 원의 적자로 전환됐다. 핵심 사업인 풍력발전 부문에서의 비용 증가가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주
오피니언김정도08-12 17:47 -
'그들만의 리그' 된 제주 행정체제 개편 논의
지난 겨울 우리는 모두 격렬한 정치의 시간을 통과했다. 손에는 응원봉과 피켓을 들고, 옷장에서 가장 따뜻한 옷을 입고 여느 때보다 광장에 자주 나갔다. 시시각각 흘러나오는 정치뉴스에 귀를 기울였다.1961년 4.19혁명, 1987년 6월 민주화 운동, 2017년 박근혜 탄핵, 2025년 윤석열 탄핵의 장면들은 민주주의에 대한 강렬한 열망과 한국 사회의 정치적 역동성에 대한 생생한 증거이다. 부정의한 권력을 시민의 응집된 힘으로 끌어내린 역사는 한국의 민주주의가 성숙되었다고 평가받을 수 있는 주요한 근거가 되었다.영국 시사주간지 이코
오피니언김순애 논설위원07-31 15:27 -
제주도는 왜 세계유산 하나 없는 부산에 밀렸나
우리나라가 2026년 7월 예정된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의 개최국으로 최종 선정되었다. 이는 제47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차기 회의를 대한민국에서 열기로 확정한 데 따른 것이다. 이로써 세계유산위원회 위원국 21개국의 대사, 유네스코 사무총장을 포함한 협약가입국 196개국의 대표단 등 약 2,200명이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이번 회의는 한국의 소중한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을 국제사회에 다시 알릴 기회이자, 유산 보전의 모범국가로서의 위상을 보여줄 계기다. 아울러 다수 외국인이 방문함으로써 경제적 효과 역시 기대된다.개최도시는?
오피니언김정도 논설위원07-29 16:01 -
매립되는 공동체
3차 탑동 매립, 제주 신항 개발‘탑동’은 우리에게 어떠한 공간인가? 탑동은 오랫동안 제주도민과 관광객의 휴식과 여가의 공간으로 향유되어왔다. 제주시의 원도심에서 나고 자란 필자에게도 탑동은 놀이터이자 만남의 광장으로, 추억이 서려 있는 친근한 장소이다. 다른 한편으로, 지금은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진 듯 하지만, 탑동은 제주지역개발의 역사에서 상징적인 장소이기도 하다.우리가 지금 발을 내딛고 걷고 있는 탑동이라는 장소는 이미 과거 2차례의 매립을 통해 형성된 곳이다. 그러한 곳에 현재 마라도 규모의 4배에 달하는 대규모
오피니언강경숙 논설위원07-21 15:49 -
급격한 청년 유출, 이대로 괜찮은가?
한때 ‘제주살이’라는 로망으로 수많은 이들을 불러 모으던 '환상의 섬' 제주. 푸른 바다와 한라산의 비경 속에서 새로운 삶을 꿈꾸는 이들의 발걸음은 끊이지 않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뜨거웠던 ‘제주살이’ 열풍은 식고, 그 뒤를 이어 제주 청년 인구의 급격한 유출이라는 심각한 위기가 제주를 덮치고 있다.제주 청년 인구의 이동 현황을 살펴보면, 2020년과 2021년에는 미미하나마 순유입을 유지하고 있었다. 2020년에는 19세부터 39세 청년 인구가 총 373명 순유입되었다. 이 시기에는 주로 30대 초반(30~34세)에서 소폭의 유
오피니언강보배 논설위원07-14 17:06 -
사업이냐, 실천이냐
“제주포럼은 국제무대에서 제주의 위상을 높이고 글로벌 의제를 선도해 나가는 성과 있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글로벌 리더 초청 확대와 기업 세션 강화 등 실질적 변화를 통해 포럼의 파급력을 높여야 한다.”지난 4일 열린 ‘제20회 제주포럼 성과평가회’에서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올해 행사를 평가한 내용 중 일부분이다. ‘제주포럼’의 취지와 구성을 알지 못하는 이가 보면 마치 ‘글로벌한 산업박람회’ 성격의 행사로 오해할 만하다. 그러나 오영훈 지사가 평가한 발언만 놓고 본다면 공식 명칭인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에서 ‘평화’를
오피니언조수진 논설위원07-11 17:56 -
‘노다지’에 터치(touch)를 허(許)하라
1896년 평안도 운산나라가 망해가던 19세기 말의 일이다. 제국주의 열강은 조선에서 이권 챙기기에 혈안이 되었다. 철도 부설권, 전기 가설권, 광산 채굴권 등 학교 다닐 때 다들 들어본 이야기다. 그 중 평안도 운산금광은 미국이 달라붙었다. 1896년 4월 외부대신 이완용과 미국인 모오스 사이에 운산금광 특허권이 다시 조인되었다.채굴량이 상당했다. 소문이 퍼지자 운산 주민들이 미국인 금광회사의 철조망으로 몰려들었다. 이를 제지하던 미국인은 큰소리로 ‘노터치(No touch – 손대지 말라)’를 연발했다. 주민들은 그 발음을 ‘노다
오피니언이영권 논설위원06-30 09:30 -
오영훈의 5293억짜리 수소트램, 비용은 도민에게 전가된다
들어가며: 이익을 보는 자가 범인이다제주특별자치도가 추진하고 있는 수소트램 도입 사업은 화려한 미래 비전의 포장지 아래 혈세를 낭비하는 부당한 정책이다. 총 사업비 5293억원이라는 천문학적 예산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경제성 타당성도 확보되지 않았고, 기술적 완성도도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추진되고 있다. 과연 누가 이 사업으로 이익을 보는가? 그 답은 명확하다. 비용은 혈세를 쏟아부어 감당하고, 이익은 특정 기업과 정치적 세력이 독점하는 구조가 바로 수소트램 사업의 본질이다.부풀려진 경제성 분석의 허구제주도가 발표한 수소
오피니언이종우 논설위원06-19 15:48 -
한라산과 산악열차, 그 부적절함에 대하여
지난 6월 9일부터 13일까지 프랑스 니스에서 열린 제3차 유엔 해양회의(UNOC3: United Nations Ocean Conference 3)에 다녀왔다. UNOC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중 제14번 목표인 ‘물 아래의 생명(Life Below Water)’의 이행을 촉진하기 위해 개최되는 국제회의다. 특히 해양 생물의 보호와 지속가능한 이용을 집중적으로 논의하는 장이다.국제사회의 흐름을 파악하고, 2028년 한국에서 예정된 차기 UNOC4 개최에 대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를 살피기 위해 직접 현장을 찾았다. 다양한 세
오피니언김정도 논설위원06-16 16:10 -
제주개발공사, 제주 환경 수호자에서 부동산 개발업자로의 변신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가 창립 30주년을 맞아 본격적인 부동산 개발 공기업으로의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1995년 '청정 지하수 보전'과 '삼다수 브랜드 육성'이라는 명확한 사명으로 출발한 이 공기업이 이제는 삼다수 관련 사업조직을 축소하고 부동산 개발사업에 몰두하면서 본연의 정체성을 포기하고 있는 것이다.설립 정신의 배반: 환경수호자에서 개발업자로무늬만 환경보전, 실상은 부동산 투기의 첨병1995년 제주개발공사 설립 당시 제주도는 민간의 지하수 개발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오직 제주개발공사만이 먹는샘물 제조·판매 목적의 지하수 개발
오피니언이종우 논설위원06-10 17:09 -
여성혐오 대선, 여성가족부와 차별금지법이 필요한 이유
21대 대선 공론장에 여성혐오가 난무하고 있다.공식 대선 TV토론회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여성의 신체를 거론하는 발언을 내뱉었고, 시민들은 이를 '대국민 성폭력'으로 규정하며 분노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그의 배우자 설난영씨의 가부장적이고 성차별적인 ‘미스 가락시장’과 노조 비하 발언과 태도도 대선 내내 이어지며 공분을 샀다.그리고 며칠 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한 유튜브 채널에서 설난영씨에 대한 발언으로 노동과 여성을 멸시했다며 여성계와 노동계의 비판을 받았다. 이와 관련하여 ‘한국여성의전화’는 언론을 통하여
오피니언강경숙 논설위원06-02 05:15 -
이재명답지 않은 제주도의 민주당
제2공항 언급 없는 이재명의 제주 공약 비겁하다. 민주당의 제주 관련 대선 공약을 보며 곧바로 드는 생각이다. 게다가 모순적이다. 이건 두 번째 읽으며 든 생각이다. 혹자는 ‘그래도 국민의힘 대선 공약보다야 낫지 않나’라고 항변할지도 모른다. 노상원 수첩이나 ‘처단’이라는 표현을 적시한 계엄 포고령을 보고도 국민의힘에 대해 논평을 요구한다면 그건 무리다. 그 집단까지 상대해 줄 만큼 나는 너그럽지 못하다. 그러니 민주당 공약 중 본질적 문제점만 지적하고자 한다. 물론 탄소 중립, 친환경 에너지, 4.3의 완전 해결 등 좋은 내용이
오피니언이영권 논설위원05-26 05:40 -
'에너지 섬' 제주, 전력망 안정 정책이 미흡하다
지난 4월 28일 정오 스페인 전역에서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다. 순식간에 신호시스템을 시작으로 해서 항공, 철도 교통이 마비되었다. 통신 및 결제시스템의 불능화로 경제활동이 멈춰버렸다. 사람들은 잔디밭에 배를 깔고 생애 처음 디지털 디톡스를 즐기는 듯 했지만 어둠이 내리며 방화, 폭동 등 집단범죄의 공포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다행히 기본적 사회시스템 복구에는 채 24시간이 걸리지 않았지만, 그 하루 사이 수조 원의 산업생산 손실이 발생했고 무엇보다 스페인 정부의 공공인프라 관리 능력에 대한 대중의 신뢰가 손상되었다. 원래 낙천적이고
오피니언이종우 논설위원05-19 11:46 -
국민연금 갈등, 청년의 눈높이에서 노인의 굽은 어깨 응시하라
최근 국민연금이 세대 갈등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미래 세대의 부담 증가·기금 고갈 우려 등 숱한 과제를 안고 있는 국민연금 제도의 변화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하지만 그 해법을 모색하는 과정은 첨예한 세대 간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 특히 미래 사회의 주역이 될 청년 세대는 불안과 분노의 목소리를 높이는 동시에, OECD 평균 노인 빈곤율이 14.2%인 것에 비해 40%를 웃도는 한국의 현실은 현재 노인 세대 역시 국민연금이 충분한 노후 보장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안타까운 상황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 묵직한 갈등의 실타래
오피니언강보배 논설위원05-12 05:28 -
‘일시적 RE100’에서 ‘일상적 RE100’으로!
제주도는 지난 4월 14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4시간 동안 ‘일시적 RE100’을 달성했다고 이틀 후인 16일 발표했다. 낮이어서 햇빛도 좋았지만 바람도 잘 불어서 제주도내에서 생산한 풍력과 태양광발전량이 도내 소비량을 충족하고도 남아 해저 송전선로를 통해 육지로 역송했다고도 했다.* ‘RE100’은 재생에너지 전력(Renewable Electricity 100%)의 약어로, 영국 클라이밋그룹 등비영리민간단체가 주도하여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로 공급하는 선언을 하고 이행 검증을 하는 국
오피니언김동주 논설위원05-07 16:39 -
100주년 4·3추념식을 상상해본다
23년 뒤 4·3희생자추념식 무대는 어떤 말들로 채워질까.지난 3일 오전 제주4·3평화공원에서 열린 77주년 4·3희생자추념식을 보며 문득 떠오른 생각이다. 매년 4월 3일이면 4·3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열리던 ‘제사’(위령제)가 ‘정부 주최 행사’로 바뀐 뒤 무대 위 프로그램 구성은 정형화됐다. 주요 정치 인사들의 인사말, 유족 사연, 노래 공연, 특별 영상 상영 등으로 채워진다. 국가추념식으로 진행되기 시작한 지난 2014년부터 이 짜임새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국가폭력의 피해자를 위무하는 행사의 주최자가 가해자라는 구도를 가
오피니언조수진 논설위원04-28 0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