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새낭은 진달래과 상록 관목 모새나무를 가리키는 제주말이다. 나무줄기는 붉은 갈색이며 얇은 껍질은 세로로 너덜너덜 갈라진다. 이파리는 동백나무 이파리의 약 4분의 1 크기로 진한 녹색을 띠고 있다.
모새낭이 생육하는데 최상의 조건은 부엽토와 습도가 높은 곳으로 난대 상록수와 낙엽수가 혼재하여 자생하는 계곡 주변이나 곶자왈 지대다. 모새낭이 그늘을 의지하여 살아가는 것은 가뭄에 약하고 습한 곳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키 크는 상록 교목으로 햇볕이 완전히 차단된 극상림의 캄캄한 그늘에서는 광합성 부족으로 오히려 말라죽기도 한다. 그럼에도 우거진 숲이 사라진다면 부엽토가 말라버리고 공기마저 건조해서 습도를 좋아하는 모새나무는 살아 갈수가 없게 된다.
여름에는 서늘하고 습한 곳을 좋아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곳을 좋아하는 습성이기 때문에 한라산 남쪽으로는 해발 500고지 밑으로 자생하고 한라산 북쪽으로는 해발 200고지 아래로 곶자왈 상록수림지대에 자생하는 나무다.
제주도에 모새나무 주 자생지로서는 서귀포시 안덕 계곡 주변과 중문 천제연을 따라 산록도로 밑으로 계곡 주변에 있고 돈내코 계곡과 이승이오름 주변 계곡에도 자생한다. 한라산 북쪽으로는 동백동산 습지가 있는 선흘곶에도 주로 자생한다.
습지마다 개구리 울음소리가 요란한 6월 장마철이면 방울꽃 모양의 작고 배가 볼록한 꽃들이 작은 이삭처럼 모여서 핀다. 자세히 꽃 모양을 들여다보면 블루베리꽃과 매우 흡사하다. 모새나무의 열매는 11월부터 검게 익기 시작하여 12월까지도 열매를 볼 수가 있다.
열매는 수입산 블루베리보다 훨씬 작지만 맛은 떨어지지 않는다. 열매의 생김새도 블루베리처럼 납작한 배꼽 테두리가 무궁화 모양을 하고 있어 영락없이 블루베리의 축소판이라 할 수가 있다. 모새나무의 열매는 우리의 토종 블루베리로서 건강식품 개발과 품종 보전이 요구되는 자원식물이다.
제주에 곶자왈 상록수림은 우리에게 연구할 가치가 높은 무궁한 자원들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무지했던 시절 곶자왈은 쓸데없는 돌무더기와 쓸데없는 덤불들이 자라는 불모지라고 하여 헐값에 자본가들에게 넘기고 이것을 파괴하는 개발행위들을 함부로 해왔었다.
곶자왈에서의 석산 개발을 함부로 허가하여 나무숲을 밀어버리고 화산 용암들을 땅속 아래로 수십 미터씩 긁어 올려 이제는 그 숲에서 가치 높은 천연 자원들이 사라지고 있다. 곶자왈을 밀어냄으로써 화산 암반지대의 물웅덩이 들이 사라지게 되고 그로 인해 종의 군락이 사라지고 있다.
특히 북촌 선흘곶에서의 대단위 석산 개발들도 이제는 멈춰야 한다. 다양한 식물 자원 종들의 서식지를 보전하여 그것을 재생산 자원으로 활용하는 것이 암반을 깨서 팔아먹는 일보다 훨씬 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화산 암반은 깨부수지 않으면 천년만년이라도 그대로 있기에 나중에라도 쓸 수가 있지만 생물자원들은 사라지면 인공적으로 복원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선흘 곶자왈에 블루베리가 까만 눈동자를 굴리며 우리들의 눈치를 보고 있다.
송기남. 서귀포시 중문동에서 출생
제민일보 서귀포 지국장 역임
서귀포시 농민회 초대 부회장역임
전농 조천읍 농민회 회장 역임
제주 새별문학회 회원
제주 자연과 역사 생태해설사로 활동중
제주 자연 식물이야기 현재 집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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